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안녕 3월, 잘 부탁해! (03-01-수, 흐림) 본문

3월이 시작되었어요. 여전히 날은 쌀쌀해서, 왜 이렇게 한 계절을 건너뛰기가 힘겨운 거냐며 엄마에게 칭얼대는 어린아이처럼 새순들과 봄꽃들은 눈치를 보고 있어요. 참 고집불통의 겨울입니다. 3.1절 기념일인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잔뜩 흐렸습니다. 폰의 AI 비서에게 날씨를 물었더니 흐리기만 할 뿐 비는 없을 거라 했는데, 그 예보는 맞았습니다. 오후가 되면서 날은 점차 갰습니다.❚ 원래는 오늘 친구들과 산에 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젯밤 늦게 산행을 제안한 친구로부터 사정이 생겼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좋았습니다. 쉬고 싶었거든요. 대신 사우나를 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만기가 된 피트니스센터의 등록 기간을 다시 연장하고 마트에 들러 봄옷 몇 벌을 구매할 계획이었지요. 하지만 아무것도 못했어요. 일단 머리가 너무 아프고 (왜 그런지 서재인 작은 방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너무 아파요. 수맥이 흐르나? 암만해도 작업만 작은 방에서 하고 잠은 다른 방에서 자봐야겠어요.) 한 이틀 여유는 있었지만 마감해야 할 글도 한 편 있었거든요. 초고를 써놓긴 했지만 마무리가 필요했던 거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집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는 일이 요즘에는 통 내키질 않습니다. 이건 사실 나 스스로도 문제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아무튼 집에서 영화 보고 음악 듣고 책 읽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자칫 게을러질 수 있습니다.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다 보니, 눕고 싶으면 눕고 자고 싶으면 자고, 그야말로 룰루랄라인 거지요. 오늘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똑똑똑(Knock at the cabin)'이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였고, 마감 원고도 잘 정리해서 송고했으며, 만수역 파리바게뜨까지 가서 먹고 싶던 크림빵과 감자 크로켓 2개를 사 와서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저녁에는 집에서 30분간 운동했습니다.❚ 오늘은 3.1절 기념일, 오래전 애국지사들이 독립만세를 외친 날이었지만 그들을 추모하거나 기록을 찾아보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힘든 일을 한 하루도 아니었는데, 9시가 넘으면서 눈꺼풀이 무겁네요. 할아버지 다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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