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좀 더 서둘러도 될 거 같은데 (01-06-금, 흐리다 비) 본문

어젯밤 늦게 정렬 형에게서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엊그제(수요일) 나와 오랜 시간 함께했기 때문에 나 역시 감염된 게 아닌가 걱정했을 것이다. 다행히 나에게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내 사무실에서 함께 대화를 나눈 비서실장에게는 연락해 주었다. 그는 손자 손녀들과 함께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나는 정렬 형과 교육청 사무실에서 오래 대화했고 서너 시간 술도 함께 마셨으며 전철까지 같이 타고 왔는데도 감염되지 않은 것은 아마도 내가 5차까지 빼놓지 않고 백신을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귀찮아도 방역 당국에서 하라는 대로 하는 게 감염의 위험을 줄이는 길이다. 자칭 의사들이 하도 많다 보니 접종에 관해서도 가부가 선명하게 나뉘긴 하지만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한, 그때그때 백신을 맞아두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남을 위해서도 옳은 일이라는 생각이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지인들이 많아졌다. 증상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이는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감기 증상이 다인 경우도 있지만, 또 어떤 이는 근육통과 후두통은 물론이고 열이 높고 기침이 심해서 며칠 앓아눕기도 했다. 심지어는 한 번 걸렸던 사람이 재차 걸린 경우도 있다. 거리두기가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는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이 넌덜머리나는 감염병을 곁에 두고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아직 봄을 말하기에는 성급하겠지만 분명 겨울은 조금씩 유순해지고 있다. 한낮 기온이 영상인 날이 많아졌다. 오늘도 아침 출근 시간에는 날이 다소 찼지만, 낮에는 포근했다. 올해는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다. 그것들의 성취를 위해서는 조금 더 서두를 필요가 있다. 건강에도 신경 써야 하고, 교육청 업무에도 신경 써야 하겠지만, 그 무엇보다 시와 가까워지고 싶다. 자기 정체성을 시인으로 규정한 사람치고는 너무 게을렀다. 능력이 부족한 탓도 있을 것이고 정체된 생활로 인해 상상력이 고갈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러한 문제의식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하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나이 60이 넘어 총기도 자꾸만 흐려지는데, 예서 더 머뭇거리면 어쩔 생각인가. 물론 산문(칼럼)은 잡지나 신문에 그럭저럭 게재하고 있어 글과 전혀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나에게 갈급한 건 문학이고 시(詩)다. 다행히 최근 후배들의 약진에 크게 자극받고 있어 뭔가 맘속에서 꿈틀대고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조금만, 조금만 더 서두르자.
도서출판 다인아트로부터 교정비 100만 원이 입금되었다. 이렇게 빨리 입금될 줄 몰랐다. 당연한 대가지만 이렇듯 생각지도 못하게 빨리 받으면 꼭 공돈 번 것 같은 기분이다. 명절 경비는 마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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