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악마는 있다 본문
어머님 장례에 도움 준 분들에게 감사 인사하러 교회 가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 채비했는데, 누나가 11시 예배로 예약해놨다고 한다. 거리두기 2.5단계라서 한 번에 20명만 예배 볼 수 있어 11시로 예약했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 교회는 거리두기를 비롯하여 정부의 방역지침을 충실히 지키는 중이다. 이렇게 협조적이니 지난 연말에는 인천시장이 우리 교회에 나와 예배보고 간 적도 있다. 최근 일부 교회 목회자들이 신도의 생명을 담보로 종교정치를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래도 우리 교회와 목사님은 상식은 있는 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아침 기온 영하 12도, 예보에 의하면 늦은 밤부터 내일 아침까지 눈 내린다고 한다.
정인이, 만 세 살도 안 된 여아 정인이는 양부모의 모진 학대 끝에 숨을 거뒀다. 정인이의 부검을 담당한 의사의 소견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모든 장기는 파열되고 그 작은 신체의 모든 뼈가 부러져 있었다고 한다. 아이는 맞아 죽을 때 비명조차 내지 못했다고 하는데, 이 양부모는 모두 개신교 목사의 아들과 딸이었다. 아이를 구타해 빈사 상태에 이르게 하고도 태연하게 어묵을 공동구매하고 목숨이 끊어지자 지인에게 부탁해 부검 결과가 유리하게 나오도록 부탁하기도 했다. 아이의 늑골이 부러졌을 때는 목사인 부모와 가족 모임을 갖고 와인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과연 인간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인가. 그들을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세상에 분명 악마는 있다. 평범한 이웃의 얼굴을 하고 버젓이 사람들과 어울리며 온화한 웃음을 지어내는 가증스런 악마들. 기사를 읽기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분노와 슬픔을 억누르며 정인이의 부검 소견과 악마들의 악행을 꼼꼼하게, 끝까지 읽어냈다. 기억하기 위해서, 너무도 미안해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던 어른이라는 게 너무도 부끄러워서. 내 마음의 불편한 것쯤이야 정인이의 고통에 비할 수 있겠는가. 사실 아동을 육체적으로 학대하고 성 착취 도구로 만들어 자신의 욕망을 채워가던 부모가 어디 정인이의 양부모뿐이겠는가. 따라서 법이 바뀌어야 한다. 저항할 수 없는 아동을 물리적으로 학대하는 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다. 따라서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녀와 남편은 목사인 부모로부터 무엇을 배웠단 말인지. 아마도 그 부모 역시 목사의 신분으로 위장한 또 다른 악마일지도 모르겠다. 악의 피는 진한 법일 테니까. 정인이의 명복을 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골과 사장의 선짓국 회동 (0) | 2021.01.19 |
---|---|
진정한 국민정신건강서비스를 위한 제언 (0) | 2021.01.18 |
잔잔한 토요일의 시간 (0) | 2021.01.16 |
금요일 (0) | 2021.01.15 |
혁재, 엄마방에서 자다 (0) | 2021.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