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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밤 새지 말란 말이야!" 본문

일상

"밤 새지 말란 말이야!"

달빛사랑 2020. 6. 17. 06:07

어젯밤부터 Y-50년사와 경인일보사에서 발행 예정인 ‘독립운동과 인천’의 원고 정리를 대충 끝내고 나니 새벽을 지나 아침이다. 부지런한 엷은 햇살 한 줌이 벌써 열어놓은 창문 앞에서 서성대고 있다. 요 며칠 초가을 날씨처럼 밤새 서늘했다. 밤샘 작업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선풍기를 켜놓았지만 더워서라기보다는 가끔 피워대는 담배 연기를 몰아내기 위해서다. 열대야가 없는 여름밤은 견딜만하다. 하지만 이렇듯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지속하면 건강에 안 좋다는데, 한 번 몸에 밴 생활의 리듬은 좀처럼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는다. 다만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과 관련한 일을 하는 것에서 위안을 찾는다. 7월이 오기 전에 두 가지 일을 모두 끝내버리고, 7월에는 ‘한강 배 띄우기’ 행사에서 낭독할 선언문만 작성하면 당분간 글빚 갚을 일은 없을 것이다. 하긴 ‘좀 여유를 가지고 시를 고민해야지’라는 생각은 매번 한다. 하지만 글빚이란 게 하나를 갚고 나면 다시 또 하나가 생기곤 해서 이러한 나의 다짐은 그냥 다짐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사가 글쓰기의 한 구비를 넘어가며 땀도 식히고 정서적으로 젠체하는 즐거움마저 없다면 얼마나 쓸쓸할 것인가. 알면서 속아주는 일종의 정신 승리라고나 할까. 아무튼 막연하고 멀어 보였던 일에 끝이 보인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인가. 그 행복감을 안고 이제 몇 시간이나마 잠을 자야겠다. 하지만 잠이 오려나 모르겠네. 수면유도 음악으로 유튜브에서 빗소리를 검색해서 들으며 자야겠다. 막 여섯 시를 지나고 있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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