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주점 갈매기 10주년 행사 본문
주점 갈매기가 개업 10주년을 맞았다. 1주년 기념식 때 축시를 써주었는데, 그것이 벌써 9년 전의 일이 되었다. 세월 참 빠르다. 서민 주점을 표방하며 시작한 갈매기는 안주와 가격으로 승부하는 술집은 아니다. 대체로 사장과의 인맥으로 얽힌 단골들이 의리로 찾아드는 술집인 것이다. 사람 좋은 사장과 다양한 막걸리, 그리고 그곳에 가면 오랜 벗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단골들은 투박한 안주와 불편한 탁자에도 불구하고 갈매기를 찾는다.
오늘,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만났다. 게다가 개업기념으로 공짜 술을 풀었기 때문에 뜨내기 손님들도 더러 있었다. 어쨌든 인천의 술꾼들은 다 온 것 같았다. 사실은 늘 만나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사람들. 노래하고, 술 마시고, 취해서 넘어지고. 늘 취하는 사람은 어김없이 취하고, 늘 주정하던 사람은 어김없이 주정하고. 갈매기는 이제 사람들의 정처가 된 것 같다. 나 역시 갈매기가 쉬는 날이면 딱히 갈 데가 없어 허전하다. 관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이곳에 정이 많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모쪼록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속 깊이 헤아려 편안하고 맛있는 술집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내 활동 반경 안에 내가 잘 아는 단골 술집 하나쯤 가지고 있다는 것은 꽤 괜찮은 일일 테니까.
오늘, 기호일보 '금요논단' 원고는 마감을 지킬 수 있었다. 천만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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