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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새집이 낯설지가 않다 본문

일상

새집이 낯설지가 않다

달빛사랑 2017. 5. 21. 21:00

새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생각보다 낯선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어제 이사를 하느라 피곤해서 그랬겠지만 의외로 잠자리는 무척 편안했다. 어머님도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 집과 우리 가족이 궁합이 맞는 모양이다.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가 아파트 생활과는 달라졌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첫 느낌은 괜찮았다. 오지랖 넓은 아랫집 주인은 자신의 옥상에서 재배한 상추를 한 광주리 가지고 와 먹으라고 주었다. 이런 게 아파트와는 다른 이웃간의 정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일찍 일어나 당신의 방을 깨끗하게 정리해 놓으셨다. 일단 어머니 방에 볕이 잘 들어 반가웠다. 거실에서 쓰던 커다란 거울을 어머니 방에 놓아 드렸더니 방이 훨씬 커보였다. "방이 너무 커서 썰렁하다. 얘야."라고 하시며 웃으시는 걸 보면 어머님께서도 방이 무척 맘에 드신 모양이다. 그리고 오전에는 교회까지 걸어서 갔다 오셨는데, 88살의 연세에 폭염 속을 걷는 것이 내심 걱정되었지만 화장까지 마치시고 동네 구경 삼아 걸어갔다 오겠다는 어머님의 뜻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런 어머님이 나는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청력이 좋지 않지만, 아직 지팡이 없이도 걸어다니시고 생각도 온전하니 이 얼마나 축복인가. 어머님께도 축복이지만 자식인 나에게도 더욱 큰 축복이고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이 집에 사는 동안,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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