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한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도봉산을 다녀왔습니다.... 본문

일상

도봉산을 다녀왔습니다....

달빛사랑 2009. 3. 15. 19:39

요 며칠 음주 전선을 워낙 힘차게 달려서(?) 컨디션 조절도 할겸, 오늘 산행은 쉬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집 앞에 차를 대놓고 나오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해대니.... 도저히 안 나갈 수가 없었다.

가끔은 인복(人福)도 피곤할 때가 있다니까....ㅋㅋㅋ 계속 튕기는 것은 친구들에게 민폐를 가중시키는 것이라 판단...

부족한 수면(정확하게 3시간 정도 잤다.)에도 불구하고,

늘 준비된(?) 배낭에 꼬마 생수 2개를 넣고 집을 나섰다. 정말... 깊은 산속 옹달샘에 세수하러 가는 토끼처럼 눈을 비비며 비척비척!

 

목적지는 도봉산... 와우, '이거 만만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차에 올라 코스를 브리핑 받았다.

코스는 인천 쪽에서 가니까, 일단 <송추IC>를 빠져서, 송추 계곡쪽으로 가다가 오봉매표소 쪽으로 우회전하여 

'오봉매표소 - 여성봉 - 오봉 - 만장봉 - 오봉 - 송추계곡'으로 하산하는 4~5시간 코스.

힘든 코스이긴 하지만. 이 코스는 이전에 여러번 등산했던 코스라서 일단 안심이 되었다.

'포대능선'이나 '사패산' 쪽으로 종주코스를 잡자는 한 친구가 있었는데, 지그시 주먹을 쥐고, 째려보니까 이내 꼬리를 내려,

다행하게도, 정말 다행하게도 고소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게 되었다.

서울 외곽 순환 고속도로가 완공됨으로써, 우리집에서 송추유원지까지는 정말 30여분이면 도착한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북한산이나 도봉산처럼 명산이 있어, 언제든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사족이지만.... ㅋㅋ 역시 10여분만 달려가면 툭 트인 바다를 만날 수 있고, 한 시간 정도만 나가면 섬들을 만날 수 있는 인천...

어찌 인천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푸하하하하... 인천 만세!(유치 찬란..)

 

송추에 도착하니 연수동에서 출발한 친구들이 먼저 와서 막걸리 한 대접을 마시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이런... 음주 산행은 위험한데....

눈을 부라리니, 속이 너무 허해서, 어묵과 막걸리 한 대접씩만 먹었다고 한다. 사실 나도 입맛이 돌긴 했다. 그리고 9시 30분쯤 산행이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바람은 찼고, 얼었던 땅이 녹아 질척거렸으며, 바위와 고개들은 아직 녹지 않은 눈과 얼음 때문에 매우 미끄러웠다.

정말정말 힘겨운 산행이었다. 그래서 결국 만장봉 정상은 오르지 않고, 오봉에서 능선을 타고 돌다가 송추계속 쪽으로 하산하기로 코스를 수정했다. 

 

여성봉을 오르기 위한 최종 '깔딱고개' 초입에서, 치과의사 조성국과 함께 한 컷!

성국이는 대학시절부터 산악부 활동을 통해 산행을 시작한 베테랑 산사람이다. 

요즘은 마라톤에 도전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참, 참, 참 순수하고 착한 친구.

 

 도봉산 여성봉... 참 묘하게 생겼다. 처음 여성봉을 만났을 때,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누군지 이름한번 참 잘 지었다는 생각!...^^

여성 등산객들 몇몇은 민망한지 키득키득... 그러면서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사실 여성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오봉과 도봉산 전경은 한폭의 그림이다.

 

 

여성봉에서 바라본 오봉...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오전이기 때문에 역광이라서

사진이 흐릿하게 나왔다. 사진 고수님들에게, 이럴 경우, 셔터 속도나 조리개 조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바람이 너무 세차서 정말 추워 죽는 줄 알았다.

 

 

오늘 등산 멤버들... 나는 사진찍느라고 빠졌넹!...^^

 

  

여성봉을 내려와 오봉을 오르기 전... 간단한 요기를 했다... 원래 소형 버너로 끓인 번데기탕이 가장 인기있는 우리들의 간식인데...

바람도 불고, 취사가 안되는 국립공원인지라... 가져온 족발과 오리훈제, 그리고 각종 과일들만 먹었다.

산에서 먹는 족발과 와인... 정말 뭐라고 표현할 말이 없다. Good !

 

 

친구가 지리산 종주갔을 때 사왔다는, 일명 '벌떡잔'이라는 묘한 잔으로 나도 와인 한 잔..!

시산제 때도 모두 이 잔으로 한 잔씩 돌아가면서 술을 마셨다.

대박을 기원하면서... 즉 '바라는 모든 것'이 다 '벌떡' 일어나라고....^^ 소망하는 의미에서 한 잔 원샷!

 

 

오봉 정상을 눈 앞에 두고.... 오봉쪽으로 와서 찍은 사진이라서 역광이 심술부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좀더 가까운 곳에서 찍은 오봉....

 

 

하산 후, 송추계곡 입구에서 흑백사진 모드로 한 방...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곤함이 덕지덕지 묻어나고,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과 온 몸... 정말... 몰골이....말이 아니었다.  도저히 컬러 모드로 사진을 올릴 엄두가 나질 않아서... 

다소 치사하지만... 흑백모드로 올렸다. 입꼬리가 위에서 와인 먹을 때보다 다소 쳐졌다.   

 

 

드뎌 흡연 허용지역이다...! 담배 한 대씩 피워물고.... 산행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을 나누고 있다.

 

 

하산주 한 잔 안 하면...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므로, 파전과 두부김치를 시켜놓고, 간단하게 한 잔!

 

 

나는 등산 갈때마다 동물 친구들 하나씩 사귀곤 하는데.. 지난 번 무의도 등산 때는 '동네 건달 고양이' '무양이'를 만났고,

이번 도봉산에서는 눈빛도 그윽한 '도봉이'를 만났다. 단골 음식점 '송추골'의 견공이다... 짜아슥... 잘 생겼네...^^

 

 


 

올들어 첨으로 찾은 도봉산... 몸은 다소 힘들었지만... 그래도 보고싶었던 친구들을 만났고,

그리웠던 능선과 봉우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도봉의 숲속에는 아직도 겨울이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훈훈한 봄날로 돌아왔다. 

그리고 땀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거... 내 몸에 대해, 내 마음에 대해....

오랜 깨달음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34214

 

 

- 달빛, 그리고 사랑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