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5678)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사발을 들어올릴 때 하루 일 끝 마치고황혼 속에 마주앉은 일일노동자그대 앞에 막 나온 국수 한 사발그 김 모락모락 말아올릴 때남도 해지는 마을저녁연기 하늘에 드높이 올리듯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무량하여라청빈한 밥그릇의 고요함이여단순한 순명의 너그러움..
이중섭 李仲燮 아내의 절망과자식들의 뱃속허기는 바다로 출렁이고가혹한 '천재'의 삶은 변두리에서 변두리로... 절지(絶指)의 고통보다더욱 무겁게 와 닿는 그리움들은바다를 건너 물결처럼 흐르다 메아리로 춤추고....
오늘 새벽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또 하나의 영혼이 지상의 모든 것과 영별했다. 인천의료원에서, 길병원에서, 역곡에서, 그리고 안양에서 늦은 밤까지 담뱃내와 향내에 절어보내야 했던 요 며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나는 많이 피곤했다. 떠난 사람의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신산(辛酸)한 새벽,..
햇살이 참 좋은 금요일 오후.. 여기는 친구가 운영하는, 이름도 예쁜 '유림 자동차 공업사' 지난 번 폭설이 내렸을 때 눈 내린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만만찮은 부담을 감수해야했던 엔진과 실린더를 청소하기 위해 발가벗겨진 채 리프트 위에 서있는 내 차가 무척이나 안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이제 ..
☆ no, woman, no cry ☆ No, woman, no cry... No, woman, no cry... 밥 말리는 36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죽을 때까지 레게음악을 통해 아프리카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아티스트다. 이 노래는 밥 말리의 흑인 인권운동을 늘 지지해준 그의 아내, 리타 말리에게 바치는 사랑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No, wom..
진정한 친구가 있다는 것의 의미는 나를 완전히 믿어주는 영혼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이다. 친구란 두 개의 신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다. 우정이란 근심을 피할 수 있는 나무이다. 친구는 먼 길을 가깝게 만든다 친구란 인디언 말로... "내 슬픔을 자기 등에 메고 가는 자"라는 뜻이다. 고난과 불행이 찾..
그의 '시간'은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쯤에 멈춰 흐르지 않는다. 마치 비디오 테잎의 정지된 화면처럼. 사물은 모노극의 배경처럼 숨죽인 채 그의 등뒤에서 부동자세 시간의 진공상태 속에서 유영(遊泳)하는 그는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의 기로에서 언제나 속수무책으로 고민하곤 한다. ..
오후가 되자 눈과 비는 '눈비'가 되어 지상에 안착... 지금은 소강상태. '저렇게 내리는 눈 혹은 비는 처연해서 싫은데...''정선 아리랑'의 도입부처럼 흘러가는 오후의 시간들넉넉한 담배.... 맘이 푸근하다.그리고 음악의 선율과 커피 향의 공감각적 연애가 은밀하게 진행되는 곳,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지극히 내밀한 나의 정서조차 가끔 온전히 내 몫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난 한번도 타인에게 관심과 사랑을 가져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이러저러한 모습을 견지하겠다'라고 선언한 적도 없다. 그저 물 흐르듯 흐르는 감정의 흐름에 몸을 맡겼을 뿐... 그냥 그렇게 '흘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