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고정희, '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 사발을 들어올릴 때' 본문
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사발을 들어올릴 때
하루 일 끝 마치고 |
유난히 국수를 좋아하는 나는
술 한 잔 마시고 들어오는 길,
포장마차나 분식집에 들러 소주 한 잔 시켜놓고
해장 겸 안주 삼아 국수를 먹곤한다.
3천 원에 얻을 수 있는 조촐한 행복...
뜨겁고 시원한 국물과 섞이며
'너그럽게' 풀어지는 국수 면발을 보면
그 '단순한 순명'의 모습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시 속에 등장하는 일용직 노동자의 맘도 그러했으리라.
그러나... 이윽고 한끼의 허기를
'간신히' 달래준 국수가 비워지면
(고단한 그 앞에 덩그러니 놓인)
'무량한 고요함'을 보이는 텅 빈 그릇에
수줍은 듯 살포시 들어차는 달(불)빛....
생각느니.. 그것은 얼마나 고맙고도 눈물겨운
생의 빛인가?
오늘 문득 국수가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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