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이건 일종의 변명일까 아닐까? (12-21-토, 흐림) 본문
종일 집에서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시청했다. 가끔 책을 뒤적거렸으나 오래 붙잡고 있지는 못했다. 빗방울이 간헐적으로 떨어지다 말다 했다. 저녁에는 혁재와 산이의 공연이 있어 들러볼까 했는데, 그만두었다. 메인이 아니라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날이 추웠다. 그리고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아마도 또 술을 마셔야 했겠지. 연이은 음주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물론 어제는 그리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오늘 메일로 도착한 건강 검진 결과 통지문에 당뇨가 의심된다는 항목이 있어 기분이 우울했다. 어머니도 생전 당뇨약을 복용했고, 동생도 이미 당뇨약을 먹고 있는 터라 나 역시 분명 당뇨 진단의 순간이 오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수치가 높게 나온 통지서를 보고 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직 담당의사로부터 명시적으로 '당신은 당뇨 환자입니다'라고 진단받은 건 아니지만, 건강과 관련한 각종 수치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사실 최근 나의 식생활 패턴을 보면 혈당관리에 치명적인 쌀밥, 술, 아이스크림, 면 요리, 심지어 떡과 약밥 등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마구 먹어왔으니 그런 수치(공복혈당 130)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 '당연한 사실'을 돌려 생각하면,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평소에 꾸준히 운동하면 높아진 혈당 수치를 낮출 수도 있다는 말도 된다. 물론 그 '개선'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도저한 의지와 실천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일 테고.
아무튼 메인 가수 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하는 후배들을 보러 가지 않은 이유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 더 간단하게 말하면 (건강검진 결과에 상심한 나머지) 갈 마음이 사라졌고, 가기가 귀찮아졌다. 그래서 안 갔다. 혁재가 메인이었다면 당연히 갔을 거지만...... 아무튼 공연 천재들이니 내가 없어도 사람들로부터 박수 많이 받았을 거라 믿는다. 게다가 혁재의 공연이라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응원하는 열혈 자매들도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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