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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다시 찾아온 불면 (12-03-일, 맑음) 본문

일상

다시 찾아온 불면 (12-03-일, 맑음)

달빛사랑 2023. 12. 3. 20:37

 

 

불면3

 

1

잠은 자꾸만 이불을 걷어차고

눈꺼풀 위로는 온통 자줏빛인 하루분의 기억

빛은 대부분 방을 빠져나가고

오후 3시의 단골 술집 표정으로

여전히 남아있던 몇 개의 소심한 빛

거리로 나선 빛들이 만난

익숙한 주검들의 풀린 동공들

고향이 이빨 사이에 걸려 있던

미처 삼키지 못한 어둠 한 조각

 

2

‘누가 자꾸 내 머릿속에 이야기를 심는 거지’

 

어금니 빠진 자리마다 생긴 휑한 심연에서

유년의 구슬들 연신 튀어 올랐다

 

"거기 누구 있어요?"

 

공명의 저 끝에선

아홉 살 무릎에 상처를 남긴

마른 감나무 부러진 가지들을 밟고

엄마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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