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5월 18일(수), 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 본문
오늘은 5.18광주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일입니다
"인천시민 여러분, 오늘은 5.18광주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일입니다. 아름다운 계절 5월이 찾아와도 우리는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분노와 슬픔으로 가슴이 먹먹해지곤 합니다. 42년은 긴 세월입니다. 하나의 기억이 세월 속에 마모되어 희미해지기에 충분한 세월입니다. 80년생 아이가 중년의 문턱인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긴 세월입니다.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좀처럼 잊히질 않고 오히려 세월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고 가슴속 상처는 덧나기를 거듭할 뿐 치유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그 억울한 죽음에 대해 책임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42년이 흐를 동안 여전히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세월을 조롱하며 유족과 남은 이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모진 기억만 오롯합니다. 봄을 빼앗긴 사람들의 분노로 꽃을 피우는 계절, 5월은 우리에게 그런 계절입니다.
그러나 그날을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광주의 아픔은 꽃이 되었고, 상처에서 피어난 그 꽃들은 우리에게 이 땅의 민주주의와 자유, 정의를 위한 이정표가 되어주었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건 무엇인지, 왜 필연적 자유와 민주주의의 제단에는 피를 머금은 희생의 꽃들이 필요한 건지 말과 수사(修辭)가 아니라 온몸으로, 온몸의 실천으로 보여준 광주시민들은 인간의 자존을 일깨워준 위대한 전사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사명은 명확해집니다. 점차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다시 단단히 부여잡고 그날 그곳에서 시민군이 보여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민주주의를 위해 나아가고자 했던 그 실천의 모습을 이어가야 하는 것, 기억하고 바로잡고 옳은 가치들을 재생산하는 것, 그것이 남은 우리들의 책무입니다. 그것이 먼저 간 이들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가장 곧고 빠른 길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실천의 모습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시민은 일상에서, 학생은 학교에서, 교사는 교단에서, 정치가는 정치 일선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건강한 실천을 이어가는 것, 그것이 광주의 가치를 재생산하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다시 한번 42년 전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해 가신 수많은 민주 영령들 앞에 존경을 담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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