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음.... 잘 계신 거지요? 본문

잘 지내고 계시죠? 질문이 참 촌스럽고 진부하긴 합니다만, 3월 되고 꽃피니 올 초 고아가 된 당신이 걱정되고 안쓰럽고 막 그렇습니다. 난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어요. 궁금하실까 봐 안부 전합니다. 이럴 때 “아, 그리고 당신을 위해 늘 기도한다고 전해달래요.”라는 말을 할 수 없어 조금은 아쉽긴 합니다. 아시다시피 기도의 주체도 얼마 전 꽃이 되어 버렸잖아요. 찬 겨울, 당신과 나의 눈물은 하염없었지만, 당분간 꽃샘추위에게도 웃고 손 흔들어 주며 말 걸어 줄 생각입니다. 머잖아 봄의 의장이 온갖 꽃들로 더욱 그럴듯해질 날에는 하늘이나 지상이나 한결같이 환하게 빛나지 않겠어요? 하늘에 들어 꽃이 된 그분들 때문에 지상의 당신과 나도 봄꽃처럼 환해질 수 있다니, 생각하면 참 고맙고도 신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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