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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오랜만에 인천대공원을 찾다 본문

일상

오랜만에 인천대공원을 찾다

달빛사랑 2019. 9. 14. 20:30





관모산에 올랐다가 대공원으로 내려와 산책 좀 하다 오려고 일찍 집을 나섰다. 집 근처 먹자골목 입구에는 새벽인데도 사람들로 붐볐다. 가까이 가서 보니 문 연 술집들마다 밤샘 음주족(주로 젊은 남녀)들로 가득했다. 술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풀린 눈으로 술잔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 불 꺼진 술집 앞에서 부둥켜안고 있는 남녀커플들을 보면서 그 앞을 지나치노라니 오래 전 학원 생활 할 때가 생각났다.

 

나도 1, 2차를 거쳐 막차에 편의점 앞에서 가맥(거리에서 먹는 맥주)을 하며 아침을 맞은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때 출근하던 사람들이 우리 일행을 바라보던 눈길이 떠올랐던 것이다. 경멸과 놀라움이 뒤섞인 눈길들……. 오늘 내가 만난 취한 청춘들도 그 눈길을 느꼈을까. 하긴 오늘 만난 청춘들은 명절 연휴에 용인된 밤샘을 한 것이고 당시 나는 평일에 날밤을 새우며 술을 마신 것이니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아무튼 나는 음주족들을 향해 경멸의 눈길을 보내지는 않았다. 오히려 젊음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을 뿐. 다만 술집 계단에 앉아 부둥켜안고 있던 커플들에 대해서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긴 했다. 남자가 돈이 없거나 말주변이 부족해서 여관에도 못 갔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기회를 엿보았을 것인가.

 

공원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찍부터 나와 걷거나 뛰고 있었다. 아침을 건강하게 시작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것을 보면서 내 생활을 반성하기도 했으나 나는 올빼미 생활을 당분간 청산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타인의 삶의 방식과 내 삶의 방식을 비교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오랜만에 산에 오르며 흠뻑 땀을 흘렸더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집으로 돌아올 때 빗방울이 떨어졌다. 다행히 집에 도착할 때까지

옷 젖을 만큼 내리지는 않았다. 집에 도착했을 때도 아들은 취침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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