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큰 비가 내린다면 나는 좋겠네 본문
나쁜 먼지가 어머니와 내 발을 묶어 두어
주말이 되어도 산책도 못 가네. 이거야 원.
큰비가 내려서 나쁜 먼지를 싹 쓸어갔으면
한 사나흘 쉬지 않고 내린 비가 오염된 도시를
깨끗하게 샤워시켜 주었으면 좋겠는데……
큰비로 길이 묶여 사나흘 집안에 머물게 되어도
그건 참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이지.
섬이 된들 어떠랴. 내리던 비 그치면
말쑥해진 도시의 산뜻한 얼굴 위로 햇볕비치고
있을 곳을 찾은 꽃씨들은 일제히 발화할 테지.
거리의 나무들도 새순을 내밀며 기지개 켤 테지.
막걸리 십여 병 홀로 마시며 섬이 된 도시에서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나쁜 먼지가 너무 싫어. 죄도 짓지 않았는데
애매한 감옥살이를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건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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