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재단 긴급이사회 본문
지난주 처리하지 못했던 안건이 통과되었고, 오늘 검토하기로 한 재단이사회 입장문 초안이 논의되었다. 전차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한 명의 이사는 강력하게 반대의견을 개진했지만 토론 끝에 실시한 다수결에 의해서 원안대로 통과되었다. 이사회 입장문을 논의할 때는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재단 직원들을 모두 퇴장시켰다. 이런 경우가 흔치 않아서인지 직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연임을 한 탓에 자꾸 전임 시절의 이사회와 비교하게 되는데, 확실히 이번 이사들은 의욕이 많은 것 같았다. 그중 피부로 느끼는 것은 내가 ‘다수파’에 속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지금 의견을 달리하는 이사들은 당시 ‘소수파’였던 내가 느꼈던 그 상실감을 그대로 느끼고 있을 터이다. 염량세태(炎涼世態)까지는 아니더라도 권력이 바뀌니 이렇듯 힘의 관계가 바뀌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묘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 올라온 초안은 나와 후배 류모 이사가 수정, 보완해서 완결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회의를 끝냈다. 민예총의 실무를 놓고 나서는 성명서나 선언문 쓸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시 또 동종의 글을 쓰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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