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조금 너그러워진 하루 (10-4-금, 맑음) 본문
어제 일찍 잠을 잤기 때문일까, 오랜만에 아침이 상쾌했다. 매트에 누운 상태에서 발끝 부딪치기를 200회 하고, 눈가를 마사지했다. 일어나자마자 공복 혈당을 측정해 보니 생각보다 수치(106)가 높지 않았다. 물론 늘 기준치인 100을 넘지만, 나이를 고려하면 걱정할 만큼 높은 수치는 아니었다. 잠자리를 정리하고 매트 커버를 테라스에 나가 탁탁 털어다 놓고 청소기로 매트를 청소했다. 아침 운동을 1시간 하고, 옷장의 후드티들을 모두 빨아 널었다. 티셔츠 하나에서 곰팡이를 발견해서 빨기로 한 건데, 빠는 김에 한 번 이상 입었던 티셔츠들은 모두 빨았다. 그리고 채소가게에 들러 양배추와 콩나물, 숙주, 가지를 샀고, 안쪽 매대에 있던 도토리묵과 두부 2모를 샀다. 가게 가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도 쾌청했다. 바람도 좋고 공기도 맑아 여행 가기 딱 좋은 날씨였다. 오후에는 공원에 갈까 하고 잠깐 생각했다. 지극히 평범한 가정주부처럼 하루를 보냈다. 어수선한 세상에는 무척 미안한 말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고마운 하루였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너그러워졌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일 흐린 일요일 (10-6-일, 한때 소나기) (1) | 2024.10.06 |
---|---|
60代 유감 (10-5-토, 맑음) (0) | 2024.10.05 |
하늘이 열린 날 (10-3-목, 맑음) (2) | 2024.10.03 |
기온이 뚝! 떨어졌다 (10-2-수, 맑음) (2) | 2024.10.02 |
10월은 내내 설렐 거야 (10-1-화, 비 오고 갬) (1) | 2024.10.01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