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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기온이 뚝! 떨어졌다 (10-2-수, 맑음) 본문

일상

기온이 뚝! 떨어졌다 (10-2-수, 맑음)

달빛사랑 2024. 10. 2. 23:37

 

아침에 일어나 깜짝 놀랐다. 바람의 결이 달라졌다. 거실에 나와 실내 온도를 보니 24도였다. 에어컨을 켜고 자지 않았는데도 새벽에 몸이 으스스해 이불을 끌어다 덮었다. 잠결에도 ‘어, 이런 느낌은 처음인데……, 기분 좋게 낯선걸’ 하고 생각했다. 적어도 오늘 아침은 완연한 가을이었다. 충분히 잔 도 아닌데 아침이 상쾌했다. 특히 어젯밤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도 공복혈당 측정값이 생각보다 낮게 나와 기분이 좋았다. 정원의 감나무에 쳐진 거미줄에도 송골송골 이슬이 맺혔더라.

 

출근길에 만난 근처 문일여고 학생들과 행인들도 모두 후드티를 입었거나 도톰한 가을옷을 입고 있었다. 나처럼 반소매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물론 나도 반소매이긴 하지만 겉옷 속에 티 하나를 더 껴입었고 하의도 여름내 입었던 얇은 카고바지 대신 검은색 청바지를 입고 나왔다. 또 가벼운 캔버스화 대신 러닝 운동화를 신고 나왔고 양말도 덧양말 대신 목이 긴 양말을 신고 나왔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내 옷차림이 무척 썰렁해 보였을 것이다. 그래도 땀이 많은 나로서는 일 년 중 며칠 되지 않는 오늘 같은 날씨를 원 없이 만끽해야 한다. 열흘 정도 지나면 기온이 더욱 내려가 반소매 차림으로 외출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까.

 

여기서 더 추워지면 옷 입기가 애매해진다. 아예 추운 날이면 옷 입기가 편한데, 간절기에는 입을 옷 고르기가 쉽지 않다. 더위를 많이 타기 때문에 겨울옷 입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너무 얇게 입자니 감기 걸릴 듯하고……, 그래서 카디건을 걸치고 나갔다가 더우면 벗고 추우면 다시 걸치곤 한다. 다만 술자리가 많다 보니 자주 옷을 술집에 놓고 오거나 택시에 두고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재작년 가을, 아끼던 밤색 카디건을 버스에 두고 내렸고, 작년 추석 혁재와 신기촌 ‘이쁜네’에서 술 마신 날도 카디건을 잃었다. 그러다 보니 모자처럼 걸쳤다 벗었다 하는 옷은 착용하지 않게 된다.

 

아무튼 내가 가진 옷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게 후드티인데, 이제 출근할 때 착장의 선택 폭이 넓어지겠지.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지금 후드를 입으면 땀범벅이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열흘만 기다리자. 게다가 요즘 날씨가 제멋대로 널뛰기 일쑤라서 당장 내일부터 다시 기온이 올라갈 줄 누가 알겠는가? 그러니 지금은 이 온도, 이 바람, 이 청명한 하늘과 색이 바래는 나뭇잎들의 변화를 온전히 즐길 일이다.


장이 동네를 방문해 함께  족발집에 들러 소주를 마셨다. 둘이서 3병을 나눠 마셨고, 계산은 장이 했다. 

안주를 맹렬하게 먹었으므로 술 취함이 더뎠다. 족발집을 나올 때는  술이 조금 부족했으므로 2차는 필연이었다. 술을 마실 수 있는 한신우동집과 '인쌩맥주' 중 어디 갈까 고민하다 한신우동을 선택했다. 소주 한 병을 채 다 마시지 못하고 우동만 먹고 나왔다. 그리고 8시 30분쯤 담백하게 헤어졌다. 장도 나도 옛날에 비해서는 주량이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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