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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하늘이 열린 날 (10-3-목, 맑음) 본문

일상

하늘이 열린 날 (10-3-목, 맑음)

달빛사랑 2024. 10. 3. 22:38

 

하늘이 열린 날인 개천절은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 건국을 경축하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인 동시에, 문화민족으로서 새롭게 태어난 것을 하늘에 감사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 명절이다. 개천절이란 명칭은 1909년 대종교에서 비롯한다. 특정 종교가 언급될 때마다 발끈하는 기독교가 대종교에 의해 시작된 개천절 행사에 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다. 그 이유는 아마도 개천절 행사가 처음 시작된 일제강점기에는 이것이 단순한 종교행사에 그친 게 아니라 나라 잃은 국민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애국 애족적 행사였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까지는 비서실에서 감(監) 님의 개천절 축하 메시지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곤 했는데, 올해에는 별말이 없는 걸 보면 이전에 써주었던 자료를 참고하려는 모양이다. 아무튼 직장인들에게는 국경일이 유급 공휴일이니 해당 국경일의 사회 역사적 의미와 무관하게 매우 기분 좋은 날이다. 이번에는 국군의 날인 10월 1일까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어 그야말로 10월 초부터 징검다리 연휴가 반복되고 있다. 다음 주 9일은 한글날이니 연월차를 잘만 조정하면 얼추 열흘을 쉴 수 있는 것이다. 하긴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유엔의 날인 10월 24일도 공휴일이었다. 1976년, 기념일로 변경되면서 공휴일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가끔 추석이 10월에 들어있을 때도 있는데, 이럴 때는 그야말로 반만 일하고 반은 노는 신나는 10월이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도 10월이 오면 마음이 부풀었다.

 

뭔가가 새롭게 열리고, 그 열린 틈으로 빛이 들어온다는 건 좋은 일이다. 긴 시련과 고난의 터널을 벗어나 빛을 마주하는 일, 새로운 세계를 대면하는 일은 생각만 해도 벅찬 일이다. 그래서 일제강점기에 벗어나 날을 광복절이라고 부르는 것이겠지. 빛을 되찾은 날, 적확한 명칭이다. ‘독립절’보다 훨씬 함축적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염치없는 권력자와 그 부인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좌절과 분노가 우리의 삶의 현장을 뒤덮고 있다. 세상이 건강하고 양심적인 사람들에 의해 확 뒤집어져, 본래 우리의 것이었으나 지금은 빼앗긴 건강한 삶의 빛을 되찾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날이 너무 좋아서 어디론가 막 여행가고 싶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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