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그놈의 볶음요리가 탄생한 내력 (02-08-수, 맑음) 본문
"이곳은 권력의 독에 감염된 사람들로 넘쳐나요. 그들의 개가 된 검사와 판사들은 독이 묻은 이빨로 사람들을 물어대요. 뉴스를 보면 마음이 완악해져요. 이곳은 살 만한 곳이 아닙니다. 정의와 양심은 개뿔! 누굴 위한 정의이고 누굴 위한 양심이란 말인가요? 검사들은 법정에서 소설을 쓰고 얼치기 판사님은 제멋대로 땅땅땅! 그걸 그럴 듯하게 윤색해서 진실을 왜곡하는 쓰레기 기자들은 어떻고요? 동화 같은 세상이지요? 잔혹 동화 같은 세상 말입니다. 신은 변덕이 더 심해졌고 가끔은 실어증을 앓는 것 같기도 해요. 몇 차례 "잠자는 하늘님, 이 세상 조율 한 번 해 주세요"라고 부탁해 봤지만, 소용없었어요. 조율은 고사하고 훼방이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끔 인간들이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모으고 모아, 팍팍한 세상 속에 인정의 밥상 한 번 차릴라치면, 내내 침묵하던 염치없는 신께서는 슬며시 숟가락 하나 들고 와서 상석에 앉곤 하잖아요. 자신의 그 뻔뻔스러움을 견디고 이해해야 신앙의 굳은살이 생기는 거라며 기도와 복종만을 강요하는 신에게 뭘 더 바라겠습니까. 난 점점 이 세상에 물처럼 바람처럼 스며들어 살 자신이 없어지고 있어요."
위와 같은 넋두리를 하고 있을 때에 문득 라면과 김치가 말하기를, "잡소리 집어치워라. 먹는 게 남는 거다. 그러니 살려면 음식을 들어 네 입에 넣어라. 그리고 씹어라. 그것만큼 구체적인 일이 없느니라. 그것만큼 극적이며 생생한 일이 없느니라" 하는 것이었어요. 너무도 감동적이라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작은 방의 옷장에서 외출복 서너 벌이 각을 세우고 나와서는 "헛소리 집어치워라. 입는 게 남는 거다 그러니 살려면 네 부끄러움을 가려라. 옷을 들어 네 머리와 팔다리를 구멍마다 들이밀어라. 그것만큼 따스한 일이 없느니라. 그것만큼 너의 삶을 두텁게 하는 건 없느니라" 하더군요. 철학과 정의, 양심과 도덕 운운하던 심장과 머리가 갑자기 겸손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감각이 관념을 제압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거지 같은 세상을 질겅질겅 씹어먹어 볼 용의도 있겠습니다만, 맛이야 있겠어요? 권력의 독에 마비된 채 우리네 삶을 끊임없이 나락으로 몰고 가는 저 깍두기 같은 일부의 빗나간 검찰과 판사,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쓰레기 언론과 기자놈들을 프라이팬에 올려놓고 (참기름은 아까우니) 돼지기름에 들들 볶아 "옛다, 멍멍아, 너희의 이름을 참칭한 것들이다" 하며 개에게 특식으로 제공해줬으면 좋겠는데, 개들도 자존심 상한다고 거부하려나. 그럼 뭐 거름으로 써야지. 다른 도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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