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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정신없이 보낸 하루 (02-09-목, 맑음) 본문

일상

정신없이 보낸 하루 (02-09-목, 맑음)

달빛사랑 2023. 2. 9. 20:43

 

▮아침부터 정신없었습니다. 북부교육청과 협업을 모색 중인 부평문화재단 담당자와 통화했고, 기초문화재단 대표들과 교육감의 차담회 일정을 조정했으며, 책 발간 TFT 회의도 했고, 인천문화재단 S본부장으로부터 근대문학관에서 전시 중인 '100편의 소설, 100편의 마음' 홍보를 부탁받고 교육청 담당 부서와 연락한 후 그 결과를 다시 재단에 회신해 주었고, 가끔 흡연하러 옥상에 올라가는 비서실장을 따라가 그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그러다 보니 오전이 다 갔습니다. 점심 먹을 시간을 놓쳐 그냥 거를까 생각했는데, 마침 책을 납품하러 들어온 미경이가 내 방에 들러 청사 뒤편 설렁탕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목하, 인천도, 대한민국도 너무나 시끄럽습니다. 사람들마다 셈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외피를 쓰고 있어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모두 욕망과 욕망의 싸움일 뿐입니다. 어김없이 정치적이고 냉정한 이해관계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들이 없진 않겠지만,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정치인이나 검사, 판사 중에 (교과서적인 의미로) 솔직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있다면 광릉 크낙새만큼이나 희귀한 존재라서 천연기념물로 삼아야 마땅할 겁니다. 나라에서는 맨날 특검하자고 아우성인데, 검사놈들이 얼마나 일을 못했으면 매번 '특별한 검사'를 세워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저리들 아우성인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정의와 양심, 민주주의라는 말이 너무 오염됐어요. 물론 오염의 주범은 정치인들이지요. 필연적으로 그 단어들의 온전한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정치인을 발본, 구축(驅逐)하는 게 가장 곧고 빠른 길입니다. 국민은 그러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오래도록 세뇌 당해 그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거지요. ▮오늘은 퇴근하며 미장원에 들렀습니다. 주인은 “지난번에 죄송했어요. 그때 제가 갈비뼈가 부러져서 너무 힘들었거든요”라며 며칠 전 일을 사과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운동하다 넘어져 갈비뼈 두 개가 부러져 고생하신 엄마가 생각났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밤새 신음하던 엄마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벌렁거립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엄마처럼 깨끗하고 강하고 자애롭게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엄마처럼 아름답게 늙어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더욱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이발한 머리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골 미용실만 고집하는 이유입니다. ▮나는 시인인데, 불행히도 오늘은 단 하나의 문장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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