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그 누구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8-28-日, fine) 본문

일상

그 누구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8-28-日, fine)

달빛사랑 2022. 8. 28. 00:42

 

걸려오는 전화를 일부러 한 통도 받지 않았다. 꺼 놓을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삼성 휴대폰 주요 어플인 빅스비를 이용해 날씨나 주요 정보를 목소리로 검색하는 습관 때문에, 휴대폰을 켜 놓은 채 발신인을 확인하고도 받지 않았다. 전화 건 상대는 나에게 서운함을 느꼈을 게 분명하다. 발신인 중에 단 한 사람이라도 혹시 나에게 전화 받을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생겼다고 여겨 나를 걱정한 사람이 있을까? 그들은 무엇 때문에 일요일에 전화한 거지? 일요일에 전화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 첫째는 긴급히 전할 말이 있을 때, 둘째는 너무 친숙한 사이라서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경우일 텐데, 발신인 중 한 명은 두 가지 모두 해당되지 않았고, (만약 전자였다면 이내 문자라도 보냈을 것이다) 나머지 두 사람은 친숙하긴 하지만 긴급히 전할 말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술 마시자고 연락했을 게 틀림없다. 술 마시자는 말도 '긴급히 전할 말'에 해당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사람을 싫어하거나 술자리를 일부러 피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미 귀가했거나 몸도 맘도 이완된 채 쉬고 있는 일요일에는 좀처럼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만나자는 연락을 하지 않는다. 만약 급히 전할 말이 있는데도 통화가 되지 않는다면 바로 카톡이나 문자를 보냈을 것이다. 가까운 지인들은 대체로 나의 이런 성향을 알고 있다. 간혹 일요일이지만 일이 있어 외출했다가 누군가와 우연히 통화하거나 자주 가는 단골집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경우는 그야말로 우연이니 누가 누구에게 민폐가 되는 건 아니다. 아무튼 내 성향과 습성이 이렇다 보니, 일요일에 걸려오는 전화는 대개 받지 않고 불러내도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본의 아니게 상대를 서운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