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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with-corona | 시민문화활동지원 서류 검토 본문

현실

with-corona | 시민문화활동지원 서류 검토

달빛사랑 2022. 4. 19. 00:59

 

위드-코로나(with-corona)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니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선언이야 기왕에 이루어졌지만, 치명률, 위중함의 정도, 감염자 숫자 등 고려할 여러 사항이 있다 보니 말뿐인 선언에 그쳤던 게 사실이다. 최근에서야 오미크론 코로나 증상이 심한 감기 수준이라는 사실이 경험으로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이나 시민들이나 다소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주인의 한숨만 가득했던 음식점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마지막 봄꽃을 즐기려는 상춘객들로 유원지가 북새통으로 이루고 있다. 완전히 이긴 것은 아니고 패배한 것도 아닌, 그야말로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미미한 증상의 변종으로 변이가 이루어진 코로나에 고마운 마음이 들 지경이다. 솔직히 말해서 현대 과학의 힘으로 변종의 성격을 규정한 게 아니잖은가? 우연히 그런 변종이 만들어졌기에 탈 코로나 시대가 앞당겨진 것이지 만약 치명률이 높은 변종으로 연거푸 변이를 일으켰다면 우리의 삶은 무척이나 고단했을 것이다. 물론 끝난 건 아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 다시 치명적인 변종의 모습으로 코로나는 우리를 공격할지도 모른다. 만 2년간 코로나는 인간을 길들이며 우리의 약한 고리를 완전히 파악했을 것이다. 교활한 인간들은 또 어떤 꼼수를 찾아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코로나가 우리에게 던진 경고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후에는 내내 모 문화재단 시민문화활동지원 기금을 신청한 서류를 검토하느라 눈이 아플 지경이었다. 73팀이 제출한 서류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각각의 사업에 대한 평가 문구를 작성하다 보니 하루가 다 갔다. 내일 오후 3시, 재단에서 다른 4명의 심의위원과 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다. 참신하고 기발한 사업들도 많았으나 여전히 문화예술을 들러리로 세우고, 자신들의 취미활동을 위한 자금 확보나 연구 교육사업을 시민문화 활동으로 교묘하게 윤색해 기금을 신청한 건도 많았다. 어려운 시기,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사업인 만큼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하고 치밀하게 심의에 임할 것이다. 좁은 인천 지역이다 보니 신청한 단체나 회원 중에는 아는 이름이 많았다. 하지만 인정으로 배려하고 판단할 일이 아니므로 냉정하게 평가했다. 열심히 사업을 진행해 온 건 알지만 기획이 진부하거나 회원 돌려막기식의 사업 내용은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 내일 심의위원들을 만나서도 이 점을 분명하게 밝힐 것이다. 다른 심의위원들도 생각이 비슷할 것이라 믿는다. 눈이 침침하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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