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요즘 자주 꿈을 꾼다 본문

요즘 들어 다양한 꿈을 꾼다. 깨서도 설렘이 지속되는 꿈도 있고, 꿈인데도 수치스러워 헛웃음이 나는 꿈도 있다. 며칠 전에는 학원 원장이 되어 엄청나게 많은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하는 꿈을 꿨고, 오늘은 굴을 사러 간 곳에서 상권을 장악한 건달들과 다투는 꿈을 꿨다. 오늘처럼 불의에 대항해 무모한 싸움을 벌이기도 하지만, 또 어떤 때는 너무도 비굴한 자세로 상황을 모면하는 꿈을 꾼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아하고 멋진 꿈을 꾼 적은 없는 것 같다. 삶이 우아하고 멋지지 못해 그런가. 하나같이 개꿈이다. 가끔 꿈을 꾸고 나서 복권을 산 적이 있지만 모두 다 낙첨이었다. 똥 꿈을 꾸면 운수가 좋다는 통설이 있지만, 나는 그저 더러운 느낌일 뿐이었지 꿈 덕을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남들은 돼지꿈, 용꿈을 잘도 꾼다는데, 내 꿈속에는 맨날 개만 나온다. 다행히 하나같이 귀엽기는 하지만. 아무튼 생각이 정갈하게 정돈되지 않은 게 틀림없다. 그러니 맨날 그렇고 그런 꿈만 꾸는 거겠지. 아, 가끔, 정말 가물에 콩 나듯, 시가 꿈을 통해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꿈에서 깼을 때 얼마나 기분좋고 뿌듯하든지. 돼지꿈 용꿈보다 시가 꿈을 통해 자주 나에게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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