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약간 쓸쓸했던 일요일 오후 본문
묵은 과제 같았던 원고들을 마감하고 마음이 다소 가벼워져 오랜만에 친구들과 산행 가려 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교회 갈 준비를 마치고 내가 방에서 나오기만 기다리던 어머니가 신경 쓰여 결국 포기했다. 코스를 확인하고 교회를 다녀온 후 늦게라도 합류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번개 산행인 오늘은 두어 시간 산을 탄 후 점심만 먹고 헤어지는 일정이라서 그만 두었다. 앞으로도 어머니가 마음에 걸려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포기해야 할 일들은 많을 것이다. 후배들이 있는 제주도에 가서 한 달 쯤 머무르며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있고 국내 문학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해 입주 작가 생활도 해보고 싶고 가보고 싶었던 곳을 찾아 여행도 하고 싶지만 나의 안부를 궁금해 하며 빈집의 쓸쓸함 속에서 노심초사할 어머니를 생각하면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서운하거나 아쉽지는 않다. 나는 어머니보다 가진 것, 누릴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모자가 모두 체력이 현저하게 약해져서 무척 속상하다. 건강만 허락된다면 멀지 않은 곳으로 함께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데… 옛날 말 그른 게 하나도 없더라. 바람이 나무를 가만 두지 않듯 세월도 어머니를 의구하게 놔두질 않으니 생존해 계실 때만이라도 섬길 일을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 물처럼 흘러가고 어머니나 나나 근력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으니 그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식사량도 너무 줄어서 속상하다. 소화를 제대로 시켜내질 못하니 당기는 대로 드셨다가 자칫 더 큰 병이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어머니의 식단을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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