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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마감을 지키고 영화를 보는 일, 소소한 즐거움이지 본문

일상

마감을 지키고 영화를 보는 일, 소소한 즐거움이지

달빛사랑 2018. 9. 5. 22:30

아침부터 오후 2시까지 황해미술제 기획의도와 시작품들의 출품원서를 작성하느라 꼬박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며칠 동안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했던 글을 완성하고 보니 마음이 날아갈 것 같이 가벼웠다. 글쟁이들은 마감을 어기지 않고 글빚을 청산하게 되었을 때 무엇보다 기쁘다. A4용지 5장 분량이면 결코 짧은 글이 아니지만, 그동안 자료를 모아두고 틈틈이 글의 전개 방향을 구상해 두었기 때문에 완성하고 윤문하는 데까지 세 시간 정도 걸렸다. 다른 때 같으면 글 하나를 완성하면 반드시 주점 갈매기에 나가 술을 마셨는데 오늘은 그냥 어머니와 함께 저녁을 보냈다. 금요일에 후배 상훈이와의 술 약속도 있고 내일 아침 일찍 다인아트에 교정보러 가야 했으며 오후에는 재단에서 회의도 있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느긋한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 ‘The Shape of Water : 사랑의 모양. 무척 아름다운 영화였다. 게다가 주인공은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 샐리 호킨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색다른 러브스토리였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판타지는 철저한 현실에 바탕을 둔다. 차별과 편견이 가득한 세상, 괴생명체와 청소부의 사랑은 소외받는 이 사회에 핀 소중한 꽃이자 희망이다. 그럼에도 그저 원론적인 가치를 설파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말그대로 델 토로가 구사할 수 있는 온갖 영화적인 장치와 상상력, 기술적 구현의 집대성이다. 뭣보다 와 <가위손> <미녀와 야수>같은 영화들에 더해진 관능적인, 어른의 연애를 바탕으로 묘사하는 지점까지 한순간도 흥미로움을 놓치지 않는다. 샐리 호킨스의 사랑을 부르는 마술같은 연기와, 그가 사랑하는 더 띵’(더그 존스)의 강인하고 섹시한 모습이 영화를 풍성하게 해준다. 델 토로 감독이 기대도 않았던 이 세상 최고의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낸게 틀림없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사랑의 모양을 보여주는 영화이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영화의 가장 궁극적인 모양이기도 하다.”―<씨네21>기자 이화정 씨의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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