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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리뷰]『시간을 담은 길』, 배성수, 글누림. 2016 본문

리뷰

[리뷰]『시간을 담은 길』, 배성수, 글누림. 2016

달빛사랑 2017. 1. 26. 19:25



오늘 하루 종일, 『시간을 담은 길』(배성수 지음, 글누림. 2016)을 따라 인천을 여행했다. 인천과 서울을 잇는 대표적인 도로, 경인가로―이 책에서는 인천시 중구 항동에서부터 시작하여 부평구 구산동 경인가로 인천구간의 마지막 지점까지 다뤘다―를 따라가면서 그 길과 더불어 생성되고 변화되고 결국은 역사가 된 인천의 이야기들을 추체험해 나가는 과정 내내 '나는 내가 사는 인천에 대해 너무도 몰랐구나' 하는 자괴감이 떠나질 않았다. 55년 이상을 인천에서 살아 온 나는 그 누구보다 '인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에 그 부끄러움은 한층 더 컸다고 하겠다.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해서 마지막 장을 넘기기까지 감동과 재미와는 별개로 고향인 '인천'에 대해 한없이 미안했고, 동시에 이런 지난하면서도 의미 있는 작업을 성과적으로 해 낸 저자가 무척이나 고마웠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게 틀림없다. 모름지기 인간의 삶은 길 위에서 이루어지고 길 위에서 마감된다. 길은 인간의 역사이자 문화의 근간이며 그 위를 걸어간 뭇사람들의 삶이 생생하게 녹아 있는 역동적인 현장이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소한 것 하나에도 눈길을 줘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경인가로를 따라 걸으며 개항 이후 인천과 서울을 잇는 주 통로로 사용되었던 그 길로 사람과 차가 여전히 오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길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쓰임에 따라 넓어지거나 변형될 수는 있어도, 지도에서 길 자체가 사라지는 일은 거의 없다. 대규모 택시 개발 사업으로 인해 길은 물론 공간 전체가 없어지는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130년 전 서울을 오가는 사람이 밟았던 그 길을 지금 사람도 똑같이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길에 서서 주위를 가만히 살피다 보면, 조금만 것이라도 그 시절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길은 시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저자의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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