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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당신의 시대는 끝났다 본문

현실

당신의 시대는 끝났다

달빛사랑 2016. 11. 12. 23:00



오늘 서울역광장과 시청광장,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백만 명이 훨씬 넘는 인원들이 손에 손에 피켓과 촛불을 들고 일사불란하게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광장과 도로를 가득 메웠다. 그야말로 광화문을 비롯한 서울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해방구였다. 메스컴에서는 건국 이래 최대 인파가 집결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차도와 인도 구분없이 인산인해였다. 기을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많은 인파였다.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이르렀음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었다. 시청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집결한 시위대는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인근 효자동, 청진동까지 진출하여 함성을 질렀다. 아마도 청와대에서 시위대의 추이를 지켜보던 박근혜 씨는 분명 그 함성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기자가 찍어 올린 사진을 보니 청와대 현관에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그들도 긴장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다만 성난 민심을 확인하고도 편법과 미봉으로 다시 이 사태를 모면해 보려고 한다면 그때는 스스로 물러날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권좌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질 것이다. 국민들은 오늘 최후의 통첩을 한 셈이다. 


그리고 인상적인 것은 달라진 시위문화였다. 정치는 후진국 수준이지만 시위는 정말 수준급이었다. 백만이 넘는 인파가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평화적인 집회 분위기를 유지했고 집회가 끝나고 난 후에는 쓰레기를 스스로 치우는 감동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아이 엄마들과 교복차림으로 대열에 합류한 중고등학생들, 그리고 전국각지에서 올라온 많은 노동자들과 일반 국민들은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오늘 희망을 보았다. 결국 몇몇 권력자와 그의 주구들이 훼손한 민주주의를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놓는 것은 다름 아닌 국민들의 힘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다. 그들은 비록 국민들을 '개 돼지'로 취급하고 있었지만 정작 개돼지 만도 못한 행태와 추악한 몰골을 보인 것은 바로 그들 자신이다. 국민들은 현명했고 일사불란했으며 아름답기까지 했다. 해외 언론에서도 한국의 아름답고 성숙한 집회 문화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고 한다. 몇몇 정치가들이 떨어뜨려놓은 국격을 국민이 회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저들이 결단할 차례다. 명백하고도 구체적인, 그리고 엄청난 규모로 표출된 민의를 다시금 읽지 못하고 그것을 왜곡하려 든다면 이제 그들이 갈 곳은 한 곳 뿐이다. 편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용인할 만큼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 이미 여러 번 속았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은 그들의 술수를 변별할 수 있도록 학습되었다. 물러나서 용서를 구하는 것만이 그들이 취할 마지막 행동이다. 돌아오는 길, 모든 국민들의 표정에는 승리감이 어려있었다. 피플파워를 앞세운 명예혁명이 승리할 날도 머지 않았다. 하지만 저들의 응전도 예사롭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정치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철면피한 모습으로 구차한 행동을 할 개연성이 저들에게는 있다. 늘 그래왔던 게 저들의 행태였다. 한 번의 승리에 들떠 자칫 정세 판단에 오류를 범할 경우 정세는 저들의 공권력과 술수에 의해 다시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냉정한 마음으로 마지막 싸움을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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