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사랑은 힘겹다 본문
그들은 정말 사랑한 걸까.
수많은 대화와
수많은 통화와
수많은 생각들이 그들 앞에 있었지만
상대의 눈빛과
상대의 숨소리와
상대의 손길을
보고 듣고 느껴보지 못한 사랑은
짐승의 마른 뼈처럼 쉽사리 부서졌다.
확신할 수 없었던 혹은
확신을 주지 못한 메마른 시간 속에서도
꽃들은 한결같이 피고 있었다.
모든 사람을 감동시켰지만
단 한 사람의 믿음을 얻지 못한 사랑은
그들이 걸어왔던 길 위에서 함부로
버려진 휴지들처럼 굴러 다녔다.
그러는 동안에도 꽃들은 더욱 분주했고
사랑에 관한 모든 잠언들은 부정되었다.
상실의 시간만은 흐트러짐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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