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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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어머니의 가을

달빛사랑 2016. 9. 29. 17:12

계절이 바뀔 때면 파킨슨병인 어머니의 오른손은

갈피를 잃고, 제멋대로 분주하다.

마치 한 생을 저울질 하는 판관 앞에서

판결을 기다리며 떨고 있는 수인의 손처럼.

그러나 곤충의 고치처럼 움츠러든 저 작은 몸속에 담긴

뜨거운 한 생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저울이 있을까.

점점 작게 점점 여리게 데크레센도로

부박한 세상과의 완전한 격절을 준비하는

치열했던 한 생의 눈물겨운 장엄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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