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수현이의 주민등록증 발급 통지서 본문
아들에게 주민등록증 발급통지서가 도착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그게 무슨 훈장이나 되는 듯 통지서를 흔들어대며 다소 들떠있었다.
아들은 비로소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비표(자격증)를 획득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아이는 거대사회의 유형, 무형의 감시자들에게
자신의 정보가 등록되었다는 것을 알기는 할까? 하지만,
빨리 어른이 되길 바라는 것이 그 나이 또래의 일반적 심정이라는 것을 나는 알기에,
기꺼운 맘으로 축하를 해주었다. 뜨겁게 안아주었다.
"돌봐주지도 못했는데, 모르는 사이 많이 컸구나. 앞으로 너는 '문수현'이라는 이름보다는
13자리 숫자가 너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해주는 '어른들의 세상'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흘러,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이름이 그리워지는 나이가 될 때 쯤이면
너도 네 아이들의 성장에 색다른 감회를 느끼게 되는, 지금의 나와 같은 어른이 되어있겠지.
그래, 세상은 그렇게, 생성하고, 사라지고, 바뀌고, 성장하며 흘러가는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고맙다... 수현아, 잘 자라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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