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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매너리즘에 대하여... 본문

일상

매너리즘에 대하여...

달빛사랑 2010. 9. 3. 11:30

 

 

매너리즘은 도둑처럼 다가오는 법이다. 하여 그것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상당 부분 자신의 생활이 타성에 젖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매너리즘은 삶의 제(諸) 부면에서 나타나는 것이지만,
그것이 인간관계에서 나타날 때 정말 몹쓸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말한다. 미움도 관심의 (반어적) 표현이라고,
두려운 것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정말 그럴까?
나는 관심의 또다른 얼굴이라는 미명하에 던져지는,
근거없는 미움을 접수하고 싶은 맘이 눈꼽만큼도 없다.
차라리 무관심이 훨씬 편하지.... 미움이라니... 그것이 관심이라니...
이 얼마나 억측이고, 아니면 자의적 해석이란 말인가? 

 

그리고... 그 동안 나는 '사해동포주의자'인양 행동하며
내 정서의 틀걸이와는 많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조차
무차별적으로(표현이 그런가? 할 수 없다. 딱히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용인하고,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노력해 왔다.(사실 지금도 그럴지도....) 
그런데.. 오늘... 밤길을 더듬어 귀가하면서 문득 생각해 보니...

그건 사실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정서의 부딪침과 그것으로부터 비롯되는 맘의 불편함을 회피하기 위한

교묘하고도 치사한 '위장된 포용'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명색이 글을 쓴다는 사람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던 셈이다.
이건 분명 정서적 매너리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하다.. 는 것은 '나 솔직하거든요'라는 선언으로 검증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주체의 구체적인 삶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유력한 근거들에 의해
비로소 확보되는 것일 게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과연 말과 글은
상대의 솔직함(진의, 혹은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나는 그것에 대해 무척이나 회의적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 관계에 있어 말과 글 만큼 위험하고 위장가능한 표현수단도 없다는 말이다.

현실 사회에서도...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오해와 불신이 대체로 말과 글로부터 비롯되지 않던가?

그럼... 말과 글 이외에 자신의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는 또 다른 매개는 무엇일까?
불행하게도.... 온라인 상에서는 그것 이외에는 없다. 이 얼마나 답답하고 모순된 관계망들인가?
한계가 명확하지만, 그렇다고 소통에 대한 욕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물론....
혹... 직접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관계없이 상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글쎄....


온이건 오프이건.... 정직하게 사는 건 참 중요하면서도 어렵다.
그리고 정직하게 살면서도 당당하고 폼나게 사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 어려운 길을 여러 면에서 함량미달인 내가 가려니 자꾸 하중이 걸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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