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고변호사님.. 추천 도서 목록이다.. 필독하길! 본문
일단 네가 소설류를 싫어한다니까 가급적 소설은 배제했다.
그러나 소설같지 않은 느낌(?)의 소설 몇 권은 목록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추천 도서란 본시 추천자의 기호와 취향이 반영되게 마련이라는 것은 불문가지...
나에게 의미있는 독서 경험이었다고 해서 세영이에게도 꼭 그러리란 보장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너의 인문학적 교양의 정도를 추정해 보고(전적으로 나의 자의적 판단으로ㅋㅋ), 또한
적당한 흥미성을 고려한 목록들이라서 '사'자가 붙은 직업에 종사하는 너(정도)라면
괜찮은 독서 여행이 되리라 믿는다.
출판사는 내가 구입할 당시, 즉 내가 가지고 있고, 내가 읽은 책을 기준으로 올린다. 그 사이
절판되었거나, 혹은 출판사가 바뀌었을 수 있으니, 인터넷서점에서 검색해 보길 바란다.
리뷰들도 읽어 보고....
1. 성석제, '유쾌한 발견-성석제의 이야기 박물지', 하늘연못
2. 성석제, '재미나는 인생', 강
-일단 성석제 선배의 소설은 소설과 수필, 허구와 사실을 넘나들면서 촌철살인의 웃음을 준다.
"이게 과연 소설인가?"하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세영이의 도서 호흡이 어떤지 모르지만
일단 한편의 이야기들이 매우 짧다. 그래서 부담(?)이 없을 것이다. 이 책들을 읽게 되면 성석제 소설의 묘미에
흠뻑 빠져 다른 소설들도 찾아 읽게 될거야.
3. 이인화, '영원한 제국', 민음사
-나이 어린 놈(66년 생)이 이화여대 교수, 그것도 10여년 전에 이미)가 되었다면 뭔가 있는 놈 아니겠어?
오래 전에 나온 소설이지만, 최근 팩션물(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한)들이 인기를 얻고 있잖아.
더구나 추리 소설의 형식을 빌려왔기 때문에 독서에 쉽게 지쳐버리는(?) 너에게도 흥미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용은 정조와 그를 모해하려는 노론과의 치열한 머리 싸움인데...
발표당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표절했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내가 볼 때 다소 그러한 혐의가 있다). 그런대로 읽을만하다.
4. 김탁환, '방각본 살인사건1-2', 황금가지
-정조 시절, 박지원을 필두로 한 백탑파(박제가, 이덕무, 백동수 등등)의 활동을
연쇄 살인 사건이라는 엽기적 사건과 교직해서 펼쳐내고 있는데, 살인 사건의 범인은 다소 어이없게 밝혀지지만,
당시 신분을 초월하여 교양과 풍류를 나눈 백탑파의 모습을 보는 것이 독서의 포인트다.
5. 진중권,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1-2', 개마고원
-이 책의 제목은, 수구꼴통의 대명사 월간조선의 조갑제가 지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박정희 평전(전기)에 대한 비꼼의 의도로 지어진 것이다. 진중권은 여기서 우리 시대에 횡행하는 극우 보수주의자들의 천박함을
철저한 텍스트 비판에 입각하여 낱낱히 파헤친다. 세영이가 꼴통우익이 아니라면 내용이 시원할 거야.
6. 요시무라 사쿠지, '고고학자가 함께 하는 이집트 역사 기행', 서해문집
-문명의 발상지이자, 미이라의 나라...우리에게 늘 상상과 동경의 모티브를 제공하는 이집트 아니니?
바로 그 이집트(문화)에 대한 기행문이자 입문서라고 할 수 있지. 고고학자가 썼지만,
지나치게 전문적인 이야기의 서술이 아니라서 수월하게 읽히리라 믿는다.
7. 김영종, '반주류 실크로드사', 사계절
-그 동안 출간된 실크로드에 관련된 서적들은 지나치게 여행 안내서로 전락하거나
혹은 강자들의 견해에 입각한 역사책의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이 책은 제목에서 나타나듯(반주류),
관점을 달리해서 실크로드의 역사를 탐색해 들어간다. 자칫 묻혀질 뻔한 이야기들,
유럽 및 강자의 역사 속에서 홀대받은 사실들이 역사의 전면으로 떠오르는 장엄함을 경험할 것이다.
물론 꼼꼼한 독서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내가 여행을 좋아해서 그런지(여인들의 마음 속을 유람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이런 류의 책들이 난 맘에 든다.
8. 박완서, '두부', 창작과 비평사
-박경리 선생이 가시고...아직 생존해 있는 몇 안 되는 진솔한 소설가 박완서..그녀의 자전적 에세이인데..
단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에 대한 통찰과 부조리에 대한 신랄한 문제제기가 인상깊다.
그렇다고 딱딱한 내용은 아니다. 소설가시잖니?^^
**아울러,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오정희, '유년의 뜰'도 함께 보면 좋다.
신포동을 무대로 젊은시절을 보낸 우리에게 익숙한 화교촌이 배경인 중국인 마을 이야기가 나오는데, 참 감동적이다.
9. 박재동, '박재동의 실크로드 스케치 여행1-2', '한겨레 신문사'
-한겨레 만평을 그려온 박재동 화백 알지? 그 입담과 촌철살인의 풍자는 유명하다.
위에서 언급했던 김영종의 '반주류 실크로드사'와 연결해서 읽으면 재미있을 거야.
더구나 제목 그대로 박재동 화백의 스케치가 삽화로 끼어 있어 더욱 실감난다.
10. 신경림, '시인을 찾아서', 우리 교육'
-위대한 시인 신경림 선생이 유명한 시인들의 생가를 찾아서 그들의 시 세계와 기행(기이한 행적)에 대해서
수준있게 서술해 놓은 책인데...일단 문학에 문외한일(?) 세영이에게도 익숙한 시인들(교과서에서 배운)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들의 예술 세계에 대한 이해를 경험하게 될 거야..아울러...시를 사랑하는 나에 대해서도
좀더 애정과 관심을 갖게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ㅋㅋㅋㅋ
11. 곽재구, '포구기행', 열림원
-서정적인 시 '사평역에서'의 시인 곽재구가 전국의 포구를 찾아다니며 쓴 기행 수필인데...문장의 유려함은 물론이고,
세영이의 가슴 속에 잠자고 있는 여행 충동을 자극하게 될 거라 확신한다.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날잡아 한번 찾아가자.
(곽재구가 쓴 다른 책-'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한양출판-도 기행 산문집인데...감동적이다. 참고해라)
12. 강명관,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 푸른역사
-조선시대 천재 화가 신윤복의 그림들을 당대의 문화와 관련지어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바람의 화원'에도 신윤복의 그림이 많이 나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설이고....
그러나 강교수의 해석과 소설속의 해석의 차이가 어떤 건지 대조하면서 보는 것도 참 재미있을 거야..
13. 한젬마, '그림 읽어주는 여자', 명진출판
-얼마전 대필 파문으로 마음 고생을 많이 했던 바로 그 한젬마의 책이다.
세간의 해프닝과는 무관하게 이 책은 미술에 문외한인 나에게 미술을,
그 중에서도 특히 그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준 책이다.
물론 곰부리치의 '서양미술사'를 보면 좋겠지....
그러나........뭔 말인지 알지?(책값도 비싸고-내가 구입할 당시 가격이 35.000원이었다-분량도 방대하거든.
그리고 원색 도판이라 책이 무겁다..^^
※이 밖에도 김용택 시인의 '촌놈 김용택 극장에 가다'나, 김원일의 '그림 속의 나의 인생'과 같은 책은 문학 이외의 예술
장르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수 있는 책이다. 수필의 형식을 빌려 서술했기 때문에 일기도 수월한 것은 당근!
14. 이윤기, '그리스 로마 신화', 웅진
-다른 사람이 쓴 게 아닌, 꼭 이윤기가 쓴 그리스로마 신화! 이윤기는 전문 번역가이자 소설가인데,
원작보다 탁월한 번역(?)을 한다고 명성이 자자한 양반이지^^ 본인이 직접 소설도 쓰시고...심지어 그 딸내미도
번역일을 한다...각설하고..그리스 로마 신화를 왜 읽어야 하는지, 다시 말해 이 책을 내가 왜 권하는지는 알고있겠지?
15. 그외...내가 매우 싫어하는 소설가이지만...지금처럼 추하게 타락하기 이전의 소설인 '젊은 날의 초상(민음사)'이나
'금시조'와 같은 소설, 그리고 이문구의 '유자소전'이나 '우리동네' 같은 소설집은 대졸 학력자이면 읽어둘 필요가(아니
읽었어야 할) 책들이다. 서양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해 주고 싶지만, 일단 번역글들이고 분량이 긴 게 많아서^^ 이번엔
생략했다. 다음 번에 기회가 되면 소개하마.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즐거운 독서 여행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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