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블로그 문화에 대한 반성-의미있는 관계 맺기에 대하여 본문
블로그를 찾는 많은 사람들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관심사를 검색하다 우연하게 찾아 든 '과객분'들은 일단 제외해 두고.... 먼저, 해당 블로거가 새로 올린 글들을 꼼꼼히 읽어주고, 그 글에 몇 마디 애정어린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그냥 습관적으로 블로그에 들러서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거나 자신의 블로그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한 '낚시 방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솔직히 나 역시 한때는 후자 쪽에 가까웠던 사람이었다. 물론 나의 블로그를 방문해 달라고 구걸(?)하거나 낚시를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블로거들의 고민과 삶의 흔적이기도 한 글들을 성의있게 읽어보지도 않고, 찾아준 분에 대한 '의리상'의 답방을 통해 글의 목록만 확인하거나, 출근부에 도장을 찍듯 살짝 흔적만 남기고 돌아오곤 했다. 이것은 의미있는 관계맺기 행위가 아니었다.
온라인 상의 허다한 블로거들을 모두 친구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진 않지만(난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 적어도 내 블로그 방문객들이 동일한 관심과 글의 주제에 대한 공감을 전제로 방문한 분들이라면 지금까지의 나의 행위는 정말 '무책임한 짓'이 아닐 수 없다. 익명성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 공간이라 해도 관심을 가지고 제집을 찾아 준 사람들에게 '겉치레'식 관계를 보여준다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이다.
하여,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와 관심을 공유하는 분들께 마음으로 다가가기 위하여 노력하려고 한다. 일단 관심 블로거들의 글을 꼼꼼하게 읽어주어야 겠다. 그리고 익명성을 무기로 뒤에 숨어, 치고 빠지는 식의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 실천의 구체적 가시화의 하나로, 나는 나의 정체를 드러내야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계적으로! ^^ 앞으로 내 얼굴이나 내 지인들이 드러난 사진들은 물론이고, 나의 활동에 관련된 일들을 기술할 때면, 실명을 거론하게 될 것이다. 그것들이 '풍요 속의 빈곤'으로 특징지워지는 인터넷 상에서 이룰 수 있는 진정한 관계트기 방식의 단초가 될 수 있으리 믿기 때문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승리가 보장된다'는 말은 실제 전투에서뿐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여전히 유용한 잠언이겠지만, 이러한 병법의 잠언은 21세기 인터넷 문화에서는 다음과 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진정한 관계 형성(승리)을 위해서는, 상대에게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줄 것, 그 후, 그 상대를 알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경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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