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지금부터 나의 화두는 '낯설게 하기' (2-15-토, 흐림) 본문
변화가 필요하다. 하루를 꾸려가는 방식에서부터 (가족을 포함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 식습관(반찬의 간, 면류 취향 등)이나 음주와 수면 방식(기상과 취침 시간 포함), SNS, 운동, 반찬의 간 등 모든 면에서! 다만 한 가지, 나쁜 습관이어서 (좋게) 바꾸거나 버리고 싶은 것도 있지만, 운동처럼 딱히 나쁘지는 않아도 재미없어서 (삶의 활기를 위해) 변화를 주고 싶은 습관들도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운동들은 너무 단조롭다.
그런데 이 모든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라든가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물음에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사건, 사람, 사물에 관한 틀에 박힌 생각을 변화시키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빅토르 쉬클로프스키가 말한 ‘낯설게 하기’와 같은 해묵은 문학 개념을 생각해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광고 이론에서는 생각이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즉 아이디어가 고갈되었을 때 그것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대여섯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그냥 생각하라, 둘째 장소를 바꿔라, 셋째 자유로운 글쓰기(프리라이팅)를 해라, 넷째 무의식을 활용하라, 다섯째 ‘최악의 아이디어’를 생각하라, 여섯째 깨지기 쉬운 아이디어를 소중히 다루어라 등이 그것이다. 광고인은 아니지만 첫째부터 넷째까지의 방법은 나에게도 무척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즉, 타당성에 관한 강박을 버리고 자유롭게) 생각하라는 것, 장소를 바꿔보라는 것은 앞서 말한 쉬클로프스키의 ‘낯설게 하기’와 일맥상통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편, 과음과 면류 편식과 같은 나쁜 습관은 건강을 위해서도 당연히 변해야 하지만, 들뢰즈(G. Deleuze)와 가타리(F. Guattari) 식으로 말할 때, 관종(관심 종자) '되기(생성)’의 지름길인 SNS에서 사람들에게 보이는 위장된 태도, 예를 들어 위장된 친절, 마초 본능, 페미니스트처럼 행동하기, 심지어는 자신의 본래 성격까지 속이는 행위 등도 시급히 변해야 할 것들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변하고 싶은 면은 자꾸만 진부해지고 속물화되고 있는 내 문학적 상상력, 일상을 꾸려가는 사고의 패턴이다. 상상력의 고갈이나 퇴행은 시인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래서 나는 60대 쉰내 나는 장년의 일상을 좀 더 발랄하고 재미있는, 자유로운 상상력이 지배하는 일상으로 바꾸고 싶다. 하여, 당분간 나의 화두는 모든 걸 새로운 관점, 새로운 상상력 속에서 재구성해 보는 ‘낯설게 하기’다. 어쩌면 당신조차 나는 낯설어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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