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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혁재는 춘천 가고 (1-14-화, 먼지 많은 날) 본문

일상

혁재는 춘천 가고 (1-14-화, 먼지 많은 날)

달빛사랑 2025. 1. 14. 23:10

 

어제 혁재는 나에게 두 번 전화했다. 한 번은 점심때, 또 한 번은 밤 8시 30분쯤이었다. 점심때 한 전화는 내가 휴대전화 전원을 저녁 7시까지 꺼 놓았기 때문에 받지 못했고, 8시 30분에 건 전화는 화장실에서 받았다. 혁재는 “어제 우리가 먼저 치킨집을 나오느라 형을 못 챙겼어요? 별일 없었지요? 경락이 형 한 대 깐 건 아니지요? 걱정돼 연락했어요. 점심때 전화했는데 전화 꺼놓으셨더라고요” 하며 안부를 물었다. 이렇듯 술 마신 이튿날 안부를 물어주는 후배들이 있다는 건 정말 고맙고 행복한 일이다.

 

나는 그들이 나가고 이내 뒤따라 나왔다는 말과 함께 어제 건환 형 등과 마신 전작에 관한 이야기를 혁재에게 전했고 그는 “예, 알고 있어요” 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술집에서 나오는 음악이 아닌 듯해서 “어디야?” 물었더니 “집이에요. 내일 춘천 가거든요.” 했다. 춘천에서 음악 하는 선배가 바를 운영하고 있어 혁재는 평소에도 종종 춘천에 가곤 했다. 나와도 함께 가자고 서너 차례 말했는데, 그때마다 다른 일정으로 인해 동행하지는 못했다. 아마 이번 춘천행에는 로미가 함께했을 것이다.

 

춘천에는 대학생 때와 절친이 강원도개발공사에서 근무할 때 두어 번 갔었는데 시장통에서 닭갈비를 먹은 일과 친구가 출근한 후 혼자서 시내를 서성거리던 기억은 있지만 가슴에 남을 만큼 특별하고 인상적인 추억은 없다. 다만 차를 가지고 갔으므로 춘천 가는 길에 보았던 경춘가도의 아름다운 풍광들과 자주 눈에 띄던 북한강의 모습은 생각난다. 혁재는 춘천에서 호수와 달빛에 젖고 음악에 젖고 막걸리에 젖고 사람들에 젖은 채 한 이틀 지내다 돌아올 것이다. 그는 어제 외유를 대비해서 어머니들에게(혁재는 집에 두 분의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반찬과 간식을 챙겨드리기 위해서 만석동 작업실이 아닌 본가에 들렀던 모양이었다. 그의 자유로움이 부럽다.


오늘은 날이 많이 풀려 춥지 않았다. 다만 대기질이 나빠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목이 아팠다. 점심때에는 김 목사가 보운 형과 나에게 양평해장국을 사 줬다. 좀처럼 밥을 사지 않는 분인데, 오늘은 웬일인지 나서서 밥을 샀다. 허 참! 주님의 은혜가 그분에게 임하시길! 오후가 되면서 하늘이 흐려졌다. 하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내일부터 날씨가 다시 추워진다고 한다. 시민들이 가두에서 다시 추위를 견디며 촛불을 밝히지 않아도 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하루빨리 윤이 체포되어야 할 텐데, 참 끝까지 추한 몰골을 보이고 있다. 어찌 사람이 못나도 저리 못날 수 있을까? 나라의 형편처럼 종일 하늘은 뿌연 하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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