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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다시 시작된 우기 (7-16-화, 오후부터 비) 본문

일상

다시 시작된 우기 (7-16-화, 오후부터 비)

달빛사랑 2024. 7. 16. 21:59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이 부자연스러웠다. 제대로 떠지지도 않았고, 눈곱이 낀 것도 같았다. 이런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다. 마치 눈병에 걸린 것 같은 그런...... 나쁜 조짐이었다. 거울을 보니 눈이 부어 있었다. 흰자에 핏발이 서지 않은 걸로 보아 눈병은 아닌 듯했다. 아마도 에어컨 바람을 쐬고 기침을 콜록거리면서 잔 탓이 아닌가 싶었다. 늦게 일어난 탓에 (엄밀히 말하면 너무 일찍 일어났다가 다시 잠들었다 깼다) 운동은 못하고 샤워만 하고 출근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보운 형과 김 목사님이 왜 눈이 부었느냐고 걱정스레 물었다. 몸살 때문인 것 같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기침이 심하면 눈이 부을 수 있는가를 인터넷에 물었더니 흔한 증상이라는 답글들이 검색됐다. 그 답글들을 보는 순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우 ‘드문 증상’이라는 대답보다 ‘흔한 증상’이란 말에 안도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후배 장학사 정 모가 인사차 우리 방에 왔다 간 후, 점심을 함께하자며 문자를 보내왔다. 그의 문자를 받기 전, 김 목사님이 먼저 “어제 술 마셨더니 해장하고 싶어 그러는데, 계봉 씨, 점심에 김치찌개 어때요?” 하고 물어와, 나는 “김치찌개 좋지요”하고 대답했던 터였다. 목사님과 정 선생 양인(兩人)에게 사정을 말한 후 함께해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더니 둘 다 흔쾌히 승낙했다. 정 선생이 문자를 보내며 제안한 점심 메뉴는 콩국수였는데, 감기 기운이 남아있는 나에게는 김치찌개가 오히려 좋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식사하고 났더니 눈의 부기가 조금 빠진 것 같았다. 느낌뿐인가 하고 보운 형에게 물었더니 “아니야, 아까보다 확실히 많이 빠졌어요”라고 말해주었다. 눈을 깜빡거려 보니 실제로 아침보다는 무척 자연스러운 것 같았다.  

 

부평에서 단체(‘부평광장’) 일 때문에 김 목사님을 만나러 온 후배 창호도 함께 식사했다. 밥값은 목사님이 계산했는데, 정 선생은 차(茶)는 자기가 사겠다며 단골 카페로 먼저 달려갔다. 다양한 차가 코스 식으로 나오는 그 카페는 가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단골이 된다. 그곳에서 다섯 명이 함께 차 마시고 올라올 때, 하늘이 점점 내려앉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큰 비가 내릴 것만 같았다. 장맛비는 잔뜩 뜸 들이다가 오후 3시쯤 되어서야 시원하게 내렸고, 20분쯤 지나서는 부슬비로 변했다. 예보에 의하면 이번 주 내내 비 소식이 있다. 다시 우기가 시작되었다.

 

집에 돌아왔더니 누나가 어제가 초복이었다며 닭백숙을 한 솥 끓여놓으셨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삼계탕이나 백숙이 먹고 싶었는데...... 누나 덕분에 매번 절기 음식을 빼놓지 않고 먹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음식을 준비한 사람의 정성과 마음을 생각하며 큰 그릇에 듬뿍 담아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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