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결국 기적은 없었다 (06-08-목, 맑음, 늦은 밤 비) 본문
오전에 전화가 왔다. 혁재였다. 기적은 없었다.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되었던 강 선배는 결국 오늘 아침 운명했다고 한다. 분명 자각 증세가 있었을 텐데 어떻게 간암 4기가 될 때까지 병을 키웠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이런 때늦은 의문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보다 단지 두 살 많을 뿐인데...... 인생 참 덧없다.
그래도 동기들이 발 빠르게 변화된 소식을 전하고 조직적으로 추도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병수 형이 인생을 참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텅 빈 빈소만큼 쓸쓸하고 애잔한 풍경이 있을까. 빈소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의아한 표정과 동정 속에서 고인은 두 번 죽는 법이니까. 자꾸만 동료와 가까운 지인들이 유명을 달리한다. 죽음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가깝게 나를 마중 나온 죽음과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동행하게 된 느낌이다. 난 반드시 건강하게 100살까지 살다가 엄마처럼 잠자듯 하늘에 들 거다. 늦은 밤, 소나기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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