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내가 제법 괜찮다고 느껴질 때 (6-5-월, 맑음) 본문
오늘 비서실장은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점심은 보운 형과 둘이서 양평해장국에서 먹었습니다. 비서실장이 없으니 무척 허전하네요. 있을 때는 몰랐는데, 그가 없는 부재감이 만만하지 않네요. 그가 청을 떠나도 당분간은, 아침마다 보좌관 사무실에 들러 "나오셨어요?" 한 후 함께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피우던 출근 루틴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최근 둘 다 담배를 끊은 후에는 옥상에 올라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업무 이야기를 나누다 내려왔습니다. 가끔 미운 놈 성토하기도 했고요. 그가 떠나고 나면 무척 허전할 거예요.
혁재는 어제 종우 형과 술 마시는 자리에서 자신의 친구 류(柳) 모에 관해 함부로 말하는 종우 형에게 화가 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말다툼을 했대요. 나는 혁재에게 "물론 네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 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욕설을 한 것은 네가 무조건 잘못한 거다. 먼저 사과해라."라고 타일렀습니다. 혹시 혁재가 "내가 뭘 잘못했다고 먼저 사과를 해요?"라고 나오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는데, 착한 혁재는 다행히 "예, 알았어요. 그렇지 않아도 갈매기에 들를 생각이에요. 형도 갈매기로 오세요."라고 하더군요. 고마웠습니다. 자신이 과했다는 것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나저나 어제 술자리에 조구 형도 있었다는데, 그렇다면 오늘은 형을 보긴 힘들겠네요. 지금 시간 6시 5분, 갈매기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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