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내 마음과 상관없이 봄날은 갑니다 (03-25-토, 맑음) 본문
나의 기쁨 나의 슬픔 같은, 이를테면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 상태와는 무관하게 봄날은 갑니다. 바이러스와 먼지, 재미 없는 정치로 얼룩진 봄이지만, 그래도 봄이 되면 내 마음속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설렘이 일어나곤 하는데, 그렇다고 그 설렘을 봄 쪽에서 알아주는 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봄은 봄대로 흘러가고 나는 나대로 살아가는 거지요. 오늘도 일찍 일어나긴 했습니다만 잠자리에서 미적거리며 유튜브나 시청하고 지난 밤에 방송됐던 쇼 프로그램을 뒤적거리다 8시가 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마음 같아선 창문을 활짝 열고 방안 공기를 환기하고 싶지만 일어나자마자 확인한 미세먼지 상태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잠깐만 열어놔도 공기청정기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빠른 속도로 팬이 돌아갑니다. 봄은 기왕에 왔지만 봄다운 봄은 아직 내 마음에 닿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내 주관적인 생각이고 나와는 무관하게 봄은 자신의 시간을 하늘과 땅 위에 착실하게 조형하고 있는 중일 거예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어떤 짓을 하든 봄은 봄대로 제 갈길 가고 괜스레 나만 마음속에 닿지 못하는 봄 때문에 속상해 하는 거지요. 언제나 짝사랑은 내 몫입니다. ❚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겠다고 마음먹어도 술 마신 다음날엔 어김없이 라면이나 냉면을 먹게 됩니다. 다행히 오늘은 누나가 사다놓은 순댓국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점심에는 결국 냉면을 만들어 먹었지요. 물론 오이 하나, 사과 반쪽을 갈아 넣었고, 계란도 한 개를 먹었으니 영양분이 전혀 없진 않았겠지만, 문제는 너무 많은 양을 먹는다는 거지요. 오늘도 4인분 면 반 이상을 덜어내 끓였으니 결국 2인분 이상을 먹은 셈입니다. 엄청난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했던 거지요. 그래도 양파와 상추는 부지런히 먹고 있습니다. 운동은 사이클 30분, 걷기 50분. 괜찮은 운동량이었습니다. 영화 <타르>를 보았는데, 꽤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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