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인천, 인간의 풍경'전, 가온 갤러리 (8-23-火) 본문
인천광역시교육청 학생교육문화회관 내 '가온 갤러리'에서 의미 있는 전시가 진행 중입니다. 12명의 작가들은 인천의 풍경에 동화한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을 방문해 작가들이 화폭 속에 재현한, 어디선가 본 듯한 우리의 이웃, 친구, 가족들의 얼굴과 그들의(결국은 우리의) 진솔한 삶의 풍경들을 만나보세요. 아침저녁으로 많이 선선해졌습니다. 전시 보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오후에는 전시 보러 학생교육문화회관에 들렀다. 오픈하고 내가 첫 관람객인지 방명록이 깨끗했다. 후배 김영옥의 작품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물론 김영옥 작가 뿐만이 아니고, 어차피 작품에 관한 느낌은 주관적이겠지만, 나에게는 그림들이 모두 좋았다. 뭔가 단단한 결기들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의례적인 전시에 기존 작품을 내놓은 게 아니라 이번 전시를 위해 일부러 창작한 최근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작가와 시민, 학생들이 공동 작업한 작품들이 재미있었다. 이를테면 학생들이 그린 선생님의 얼굴과 선생님이 그린 학생들의 얼굴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작가들의 완숙한 그림과 학생들의 재기발랄한 그림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텅빈 갤러리에서 20여 분쯤 혼자 그림을 보고 있을 때, 이번 전시 총괄 책임자 정평한 선생이 다가와 "아, 선배님, 언제 오셨어요?" 하며 다가와 이번 전시와 그림에 관해 이것거것 꼼꼼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이번에는 다인아트 윤 대표가 자운 선생(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 못 알아봤다)과 함께 화분 하나 들고서 갤러리로 들어왔다. 화분의 꽃은 보라색 서양란 만천홍이었는데, 이번 전시와 무척 잘 어울렸다. 윤 대표의 센스가 돋보였다. 관람을 마치고 잠시 앉아 쉬고 있을 때, 후배 이진우가 제자들과 들어왔고, 뒤이어 유 모 박사가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왔다. 이번 전시에 김정렬 화백이 그린 자신의 초상화도 걸렸기 때문에 아마도 그걸 보러온 모양이었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아, 형, 오늘은 뒤풀이 같은 거 없나요?" 하며 전시도 보기 전에 술자리 계획부터 물었다. 명불허전! 허허 웃으며 나는 "그건 나도 모르지. 전시 주최측에서 알아서 하는 거 아니야? 기다려 봐. 이제 작가들 하나둘 오기로 한 모양인데....." 한 후 갤러리를 나왔다. 청으로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늦어, 갈매기에 갈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내일과 모레 연속으로 약속이 잡혀 있어 컨디션 관리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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