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진인사 대천명(4월 18일 월요일, 맑음) 본문
교육감은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 오늘 교육청을 나갔다. 임기가 남았으니 퇴직은 아니고 직무 정지가 시작된 것이다. 오전부터 모든 부서를 돌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직원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내 방에 들른 건 4시 경이었다.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교육감은 “잘하고 돌아올게요.”라고 했고 나는 “이왕 뜻을 품으신 거 승리하세요.”라고 했다. 그리고 함께 온 국장들과 방을 나갔다. 앞으로 약 한 달간 보좌할 대상이 없는 보좌관 생활을 해야만 한다. 물론 교육감 직무대행인 부교육감의 여타 업무를 보좌해야 하겠지만, 부교육감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나에게 일을 맡기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하지 못하면 임기가 남았어도 나 역시 청사를 나와야 한다. 선거를 돕지는 못하겠지만 마음으로 교육감의 당선을 기원한다. 그의 사람 됨됨이와 그의 정책과 그의 진정성을 옆에서 지켜봐 왔기에 그를 믿는 것이다. 다시 웃으며 청사에서 만나기를 바랄 뿐이다.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풀린 날, 그동안 맘고생 많았던 단골 술집 갈매기에 응원차 들렀다가 돌아가는 길, 10시 30분밖에 안 됐는데도 예술회관역은 여전히 좀비가 출몰할 듯 썰렁한 분위기다. 하지만 이제 곧 저마다의 단골집과 그곳으로 가는 모든 길은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할 것이라 나는 믿는다. 꽃들이 다 지기 전, 봄밤의 풍경을 마음에 담으며 걸을 수 있어서 참 좋았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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