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1월 30일, 설 연휴 이틀째 본문
아침에 현관을 나가보니 떡국 떡 네 두 봉지가 놓여있었다. 누나가 교회에서 판매하는 쌀떡을 구매해 근처 사는 지인을 통해 보낸 것이다. 당분간은 떡 걱정은 없을 듯하다. 몇몇 후배들이 명절 잘 쇠라며 문자를 보내왔다. 신정과 설 명절이 따로 있다 보니, 매년 새해의 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두 번씩 받게 된다. 누구는 음력으로 설을 쇠는 사람들에게는 설 명절이야말로 진정으로 한 해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말을 했지만, 사실 명절은 명절일 뿐이고 새로운 해를 맞는 느낌은 1월 1일이 훨씬 구체적이다. ‘Auld Lang Syne’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12월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이튿날 새로운 달력을 넘기며 맞는 새해가 훨씬 생생한 건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오전, 머리를 깎으러 미용실에 갈 때 장의 전화를 받았다. 혁재와 내가 예상했던 대로 장은 “형, 죄송해요. 어제 마지막 와인을 따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냥 잠이 들어 버린 거예요” 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집 근처 ‘전가복’에서 고량주 한잔하자고 제안해 왔는데, 연일 술 마시지 않는 게 나의 원칙이라서 기분 나쁘지 않게 사양했다. 술꾼들에게는 항용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만약 거리에서 둘만 만나기로 했는데, 바람을 맞았다면 약간 기분이 상했을 테지만, 다른 일행이 있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다. 오래전 나도 누군가를 우리 집으로 불러놓고 소파에서 잠들어 그냥 돌아가게 만든 전과가 있다. 잠에서 깨어 전화기에 찍힌 부재중 전화 내역을 확인했을 때의 그 황망함이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아마 장도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이야깃거리 하나 축적한 셈이다.
카카오 주식은 내렸다가 올랐다가 널뛰는 중인데, 나야 가격이 바닥을 치기 시작했을 때 매수했기 때문에 손해가 크지 않지만 10만 원대에 매수한 개미들은 요즘 밤잠을 설칠 것이다. 나처럼 소액 투자한 사람도 가끔 주식 시황을 확인하는데 수천, 수억대 투자한 사람들은 얼마나 초조할까. 누구 말처럼 주식을 사고 난 후에는 수면제를 먹을 일이다. 단기 변화에 일희일비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황폐해지질 수 있으니. 9만 원대로 매수한 주식은 떨어졌고, 8만 원대에 매수한 주식은 올라갔기 때문에 나는 큰 손해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놔두면 언젠가는 오를 거라는 게 주식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장기 저축이라 생각하고 묵혀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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