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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재미없는 현실 본문

일상

재미없는 현실

달빛사랑 2022. 1. 27. 00:36

 

생각이 복잡한 사람일수록 뉴스를 보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영혼을 갉아먹고 힘겹게 얻은 마음의 평화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게 요즘 뉴스다. 위선적인 인물들과 보고 싶지 않은 얼굴들을 계속 봐야 하고, 그 퇴행과 적폐의 화신들이 쏟아놓는 수많은 허언을 듣고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뉴스를 외면하다 보면 현실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냉정한 비판적 사고도 무뎌질 게 틀림없다. 정치적 비판능력을 버릴 것인가 정신 건강을 버릴 것인가, 참으로 결정하기 힘든 딜레마다. 아름다운 생각만 하고 살 수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좋은 것만 보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겠는가. 그러나 그게 쉽질 않으니 문제인 거다.

 

역대 대선 중에 이번처럼 재미없고 염증이 느껴지는 선거는 없었다. 비단 후보에 대한 염증을 말하는 게 아니다. 선거를 기점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추악한 욕망들의 난장을 보면 정말 정이 뚝 떨어진다. 자기 후보가 사람을 죽였어도 '죽일 만했으니 죽였겠지'라고 편들며 맹목의 지지를 보내줄 우매한 국민이 정 떨어지고, 젊음은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면책특권이라 생각하는 2030의 골빈 청춘들도 정떨어진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비아냥대거나 짜증을 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우리 사회는 현재 첨예하게 양극화되어 있다. 양쪽 모두 상대편을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한 하늘 아래 산다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하고 각각이 끌어낼 수 있는 가장 무섭고 집요한 적대감을 진영의 전방에 배치해 두고 있다. 사람들은 선거가 민주주의의 모든 것도 아니고 투표가 결코 세상을 완전하게 바꿔줄 수 없다는 걸 믿지 않는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적대감은 더욱 심화되고 세상에는 온갖 독한 말들이 횡행하기 시작한다. 정치인들은 그러한 적대적 상황을 기득권 연장을 위해 이용하려고 할 뿐 국민화합을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설사 한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은 쇼맨십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쪽도 알고 저쪽도 인정한다. 그러면서 통일을 이야기한다. 남쪽, 같은 체제 안에서도 화합하지 못하면서 수십 년간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살아온 북한과의 통일을 이야기하다니 얼마나 어불성설의 상황인가. 현실이 이러니 어찌 절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절주만 할 게 아니라 분노 조절을 위해 마인드 콘트롤 하는 법을 배워야 할까 보다. 명상을 해볼까.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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