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비가 내렸으면 좋겠는데 본문

새벽에 잠깐 비 내렸다. 신문 가지러 대문 앞에 갔을 때 빗방울이 서너 방울 떨어졌다. 신문 1면 서너 군데가 물에 젖었다 마른 것처럼 부풀어 있었다. 예보에 의하면 비는 소나기로 다녀가고 이내 그칠 것이다. 예보가 맞지 않길 내심 바랐다. 청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설 때 우산을 챙기지는 않았다. 미세먼지는 오늘도 극성이다. 코로나로 죽고 미세먼지로 죽고 산업재해로 죽고 뉴스 보다 스트레스로 죽고…… 한국의 인민들은 참 안 됐다. 아이들이라고 뭐가 다르겠느냐마는…….
한동안 갈매기에 가질 않았더니 엊저녁에는 종우 형이 전화를 다 걸어 왔다. “무슨 일 있어요? 코로나 무서워서 그래요? 아니면 어디 아파요? 걱정되어서 연락했어요.” 술집 사장에게 안부 전화를 받는 걸 보니 내가 단골은 단골인 모양이다.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 컨디션도 안 좋고 해야 할 일도 있었고……. 혁재나 조구 형은 자주 오나요?” 대답과 동시에 질문을 던졌더니 “혁재는 매일 오는데 조구 형은 영상 찍을 때만 오시고 주중에는 안 오시네.” 했다. “아, 그래요. 알겠어요.”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종우 형이 듣고 싶었던 말은 “내일쯤 들를게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괜스레 미안해졌다. 그래서 오늘은 들러 볼 생각이었는데, 퇴근 시간 맞춰서 빗방울이 떨어졌다. 타이밍 죽이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돼지고기값이 금값이더군 (0) | 2021.04.25 |
---|---|
잡생각과 습관에 선전포고하다 (0) | 2021.04.24 |
독한 그리움조차 제게는 힘이 됩니다 (0) | 2021.04.22 |
그는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을 거야 (0) | 2021.04.21 |
방치했던 산문(散文)들을 모아 놓고 보니 (0) | 2021.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