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본문

김수영 시인의 시 '봄밤'이 생각나는 봄밤입니다. 시인은 서둘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나는 자꾸 서두릅니다. 또 다른 시에서 시인은 '혁명은 안 되고 나는 방을 바꾸어버렸다'라고 했는데, 나는 바꿀 방도 없습니다. 저 저질 농담 같은 후진 정치 현실 하나 바꾸지 못하고 무력하게 지켜보고만 있네요. 그래서 나의 동지들, 아니 나와는 다르게 여전히 힘든 길을 바보처럼 걷고 있는, 그래서 나를 매번 부끄럽게 만드는 '시대착오적인' 내 오랜 동지들이 그립습니다. 그리우면서 안쓰럽습니다. 울산의, 창원의, 인천의.... 미안합니다. 나는 가끔 홀로 분개할 뿐 자주 꽃과 술과 한결같은 노을에 위안을 받고 있어요. 너무 멀리 와버린 걸까요. 다행히 돌아가는 길은 기억하고 있어요. 돌아갈 수 있을까요. 다시 당신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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