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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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유품 정리

달빛사랑 2021. 1. 11. 00:17

 

아침부터 누나들과 큰 자형이 찾아와 엄마의 유품을 정리했다. 옷가지들은 엄마가 생전에 스스로 정리한 까닭에 많지 않았지만, 나머지 옷들도 모두 보자기에 싸서 재활용센터에 보내기로 했다. 남은 옷과 드시던 약, 그리고 가방과 지갑들, 이불과 담요,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때 만약을 대비해 사두었던 패드와 환자용 물품들, 갈매기 형이 준 휠체어와 신발들까지 모두 자형의 차로 재활용센터에 가져다주었다. 92년의 삶이 남긴 유품치고는 너무 단출해 눈물이 났다. 엄마 방에 있었지만, 엄마가 쓰지 않았던 요와 이불 하나는 남겨놓았다. 그리고 오리털 롱패딩은 큰누나가 입겠다고 해서 남겨놓았다. 엄마가 쓰던 은수저 세트도 버리지 않기로 했다. 엄마의 지갑에는 5만4천 원이 남아 있었고 2천 원가량의 동전들이 들어있었다. 유품 정리를 마친 누나들에게 수고비로 각각 5만 원씩을 주었다. 저녁에는 갈매기에 나가 막걸리를 마셨다. 조의금 내역을 정리하고 빈소를 찾았거나 온라인으로 입금해준 분들의 명단을 정리했다. 내일 삼우제를 마치면 모든 분에게 감사 문자를 발송해야 한다. 생각보다 모든 일들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를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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