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삼우(三虞) 본문
지난주 금요일 새벽, 어머니께서는 평화로운 얼굴로 하늘에 드셨습니다. 운명하시기 사흘 전에는 손수 목욕하셨고, 그 며칠 전에는 입던 옷가지들을 정리하셨으며, 소천 두어 시간 전에는 저에게 죽을 달라시더니 식탁에 앉아 동치미 국물에 흰 죽 서너 숟가락을 드셨습니다. 지상에서의 마지막 식사였습니다. 그리고는 평소 하나님께 항상 기도해왔던 소망대로 주무시다 마실 가듯 주님의 품에 드셨습니다. 슬픔과 안도감, 연민과 신비로움이 버무려진 묘한 마음의 상태를 경험했습니다.
이제 장례를 마치고 와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장례 기간 내내 마음 보태주신 친구 여러분, 고맙습니다. 덕분에 따뜻하고 아름답게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보내주신 위로와 격려, 마음에 간직하고 잊지 않겠습니다. 하시는 일마다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삼가 문계봉 올립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혁재, 엄마방에서 자다 (0) | 2021.01.14 |
---|---|
박무와 황사 (0) | 2021.01.13 |
유품 정리 (0) | 2021.01.11 |
발인 (2021-01-10, 일요일, 맑음) (0) | 2021.01.10 |
입관 (2021-01-9, 토, 맑음) (0) | 2021.01.09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