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깜'과 식사하다 본문
교육감과 점심을 했다. 특보 2명과 교육감, 세 명만 함께한 자리였다. 코로나 때문에 잠을 설쳐서 그런지 얼굴이 무척 피곤해 보였다. 책임 있는 자리의 수장이 멀쩡한 입성으로 돌아다니면 그것 또한 구설을 듣는다. 입이 빠른 참새들은 모든 곳에 있다. 물론 애초에 ‘이 길’을 가려고 결심했을 때는 그 모든 구설과 육체의 피곤함을 감당하겠다는 의지가 전제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장의 자리는 외로운 자리다. 삿되지 않은 참모를 갖지 못한 수장은 더욱 외롭다. 정치와 권력의 작동 메커니즘 속에서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는 법이다. 현재의 동지가 수장의 면전(面前)에서 머리를 조아린다 해도 그것은 수장과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안녕과 미래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기득권을 위해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정적 순간에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평소에 가다듬은 자신의 의지와 원칙뿐이다. 그래서 수장은 외로운 것이다. 그의 외로움과 믿음 어디쯤엔가 내가 있을 것이다. 나는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비겁해지지 않으려 한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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