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공모 서류 접수 본문
일반 회사의 입사 서류도 이렇게 종류가 많을까. 인천시 교육감 문화예술교육 정책특보 공모 서류는 열대여섯 종류나 됐다. 응시원서, 이력서, 경력증명서, 초본, 최종학위증명서, 정보공개 동의서, 의료보험 득실 확인서, 자기소개서, 직무계획서 등등. 교육감 정책특보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준비 서류가 이렇듯 까다로운 것일 게다. 그나저나 해당 분야의 실무 경력이 8년 이상은 돼야 응모 자격이 주어지는데, 그 8년이란 기간이 한 직장이나 조직에 몸 담고 있던 기간인지, 여러 직장이나 조직의 활동 경험을 합친 누계로서의 8년을 말하는 건지 다소 헷갈렸다. 그리고 조직이나 단체에서 회원이나 간부 활동을 한 것도 경력에 들어가는 건지 아니면 반드시 직장인처럼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 8시간 이상 상근을 한 것만을 경력으로 인정해 주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원서접수 담당자는 후자여야만 심사위원들이 경력 기간으로 인정해 주지 않겠느냐며, 접수를 원하시면 일단 접수는 해줄 테지만, 뭔가 찜찜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보완할 추가 서류를 가져오라고 했다. '일단 해줄 테니, 가져오라'라고? 나원참. 나는 민예총 사무실에 들러 상근 일과 근무 시간을 순차적으로 명기한 경력 증명서를 다시 발급받았다. 찜찜한 게 있어서라기 보다, 요식행위처럼 느껴지지만 공무원 조직은 본래 보수적이기 때문에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경향이 짙다. 명확하게 해 놓은 것이 만사불여 튼튼이다. 그리고 문화예술 특보는 화려한 경력보다는 문화 예술에 대한 참신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나 자신의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능력 있는 많은 사람들을 교육청 사업과 매칭 할 수 있게 하는 인적인 네트워킹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나는 개인의 능력을 다소 부족하지만, 그러한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알고 있다. 즉 어떤 현안을 만났을 때, 내가 직접 해결하지 못해도 그것을 반드시 아름답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인재가 나에게는 있다. 몽상가적 기질과 함께 그것이 나의 큰 장점이다. 진인사 대천명의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린다. 내일부터 장맛비가 내린다는데, 일기예보가 맞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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